[인천아시아경기 D-4]“외모도 실력도 에이스” “수비탁구로 정상정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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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가 미래의 레전드에게]<8·끝>여자탁구 현정화 - 서효원

1986년 서울,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여자탁구에서 금메달을 딴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왼쪽)과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대표팀 에이스 서효원. 동아일보DB·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986년 서울,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여자탁구에서 금메달을 딴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왼쪽)과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대표팀 에이스 서효원. 동아일보DB·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45)은 한국 여자 탁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많은 여자 탁구선수는 ‘제2의 현정화’를 꿈꾸고 있다. 그중 현 감독이 자신을 뛰어넘어 주길 바라는 선수가 있다. 인천 아시아경기 여자탁구대표팀의 에이스 서효원(27·한국마사회)이 그 주인공이다.

현 감독은 일찍부터 서효원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2008년 서효원의 소속팀이 해체되자 서효원에게 먼저 손을 내민 사람이 현 감독이었다. 현 감독은 “당시 서효원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였다. 잘만 가르치면 한국 여자 탁구를 이끌어갈 비밀병기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서효원은 실력보다 ‘얼짱’으로 유명했다. 1980년대 ‘원조 얼짱’으로 유명했던 현 감독은 서효원을 다스리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현 감독은 “얼굴로 언론과 팬들에게 주목을 받으면 그만큼 기대도 많아진다. 기대만큼 실력을 보여주려면 혹독한 훈련을 해야 한다. 그 점을 서효원에게 주문했다”고 말했다.

현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과 가르침 속에 세계랭킹 100위권이었던 서효원은 랭킹이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첫 태극마크를 단 뒤 어느새 한국 여자 탁구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4월 세계랭킹을 8위까지 끌어올리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선수가 됐다. 서효원은 현재 세계랭킹 11위로 한국 여자선수 중 가장 높다.

인천 아시아경기는 서효원이 처음으로 맞는 아시아경기다. 각오가 남다르다. 서효원은 “부담도 많이 되지만 빨리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서효원은 수비형 선수다. 최근 세계 여자 탁구는 공격형 선수들이 주름잡고 있다. 서효원은 “아시아경기에서 나 같은 수비형 선수도 1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현 감독님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많은 힘이 된다”고 말했다.

서효원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어 현 감독과 쉽게 만나지는 못한다. 그 대신 휴대전화로 자주 안부를 물으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서효원은 “경기나 훈련 중에 나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모르는 것을 현 감독님은 어떻게 아시는지 잘 파악해 충고해주신다. 그런 분이 곁에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근 서효원은 단체전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에 대해 현 감독에게 토로했다. 서효원은 “감독님이 ‘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진다고 얘기하셨다. 부담감을 떨쳐버리기 힘들겠지만 스스로 해결하라고 조언해주셨다. 냉정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현 감독님이니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서로에게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했다.

“효원아. 넌 한국 여자 탁구의 에이스야. 왕관의 무게는 스스로 견뎌야 해. 내가 해주고 싶은 것은 많지만 잘 알아서 하리라 생각해. 아시아경기가 끝난 뒤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현 감독)

“감독님. 저도 정말 보고 싶어요.”(서효원)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인천 아시아경기#여자탁구#현정화#서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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