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D-3]삼바 폭죽 설계자냐, 무적함대 선장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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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사람들]<10>그라운드의 명장 대결도 후끈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구상 최고의 축구 제전이 다가옴에 따라 누구보다 가슴이 뛰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축구 전쟁’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그 성적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사령관들이다. 본선 진출 32개국엔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명장들이 즐비하다. 스타 플레이어들의 활약 못지않게 그들의 지략 대결도 팬들의 관심사다.

이번 대회에서는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66)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개최국으로 홈그라운드 이점을 가진 브라질이 역대 최다 우승 신기록을 갈아 치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콜라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에 역대 최다인 5번째 우승컵을 안긴 주인공. 정상에 오른 뒤 브라질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자진해서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이후 포르투갈 감독을 맡아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2004에서 준우승, 2006년 독일 월드컵 4강을 이끌며 지도력을 과시했다. 이후 첼시(잉글랜드)와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 팔메이라스(브라질)를 지도했고 브라질축구협회의 부름을 받아 다시 ‘삼바 축구’ 지휘봉을 잡았다. 브라질협회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을 내자 2012년 11월 마누 메네지스 감독을 경질하고 ‘백전노장’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그는 지난해 ‘미니 월드컵’인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우승 청부사’의 귀환을 전 세계에 알렸다.

스콜라리 감독의 아성을 위협할 인물로는 스페인을 메이저 2개 대회 챔피언으로 이끈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64)이 꼽힌다. 유로2008에서 우승을 일군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이 도입한 짧은 패스를 앞세운 ‘티키타카’(쉴 새 없이 랠리를 거듭하는 스페인의 패스축구를 표현하는 말)를 계승해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2012에서 최고봉에 올랐다. 헬무트 쇤(독일·유로1972와 1974년 월드컵 우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유로와 월드컵 우승컵을 모두 거머쥔 감독이다. 이번에 우승하면 개인적으론 메이저 대회 3개 연속, 스페인으로선 4개 메이저 대회 연속 정상에 서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델보스케 감독의 지휘 속에 스페인은 2011년 9월부터 FIFA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지는 등 최근 다소 흔들리는 모습에서 탈출하는 게 델보스케 감독의 숙제다.

H조에서 한국과 만나는 러시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68)도 주목받고 있다. H조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을 지녔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AC 밀란, AS 로마(이상 이탈리아) 등 유럽의 명문 클럽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잉글랜드 대표팀도 지휘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이끌 당시 32개 출전국 감독 중 가장 많은 연봉(990만 달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럽예선에서 포르투갈을 제치고 러시아를 F조 1위로 이끌며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켜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이 밖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FC바르셀로나), 독일 분데스리가(바이에른 뮌헨),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아약스·알크마르)에서 정규리그 우승만 7번 한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감독(63), 잉글랜드의 자존심 로이 호지슨 감독(67), ‘전차군단’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미국 감독(50) 등도 전술적 반란을 꿈꾸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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