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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르의 한국 블로그]한중, 작은 페리들 오가듯 교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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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르의 한국 블로그]한중, 작은 페리들 오가듯 교류하라

아이한 카디르 (한국 이름 한준) 터키 출신 한국인 한국외국어대 국제개발학과 교수입력 2019-02-19 03:00수정 2019-02-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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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한 카디르 (한국 이름 한준) 터키 출신 한국인 한국외국어대 국제개발학과 교수
국가 간의 외교는 ‘톱다운’으로 민간 교류에, 그리고 민간 교류는 ‘보텀업’으로 국가의 외교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국가들은 서로 더 깊은 외교 관계를 만들고 싶을 때 민간 차원에서 사업가 간, 혹은 국민 간 교류를 장려한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유럽 사회와 유럽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물건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했고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으로 유럽 국가들 사이에 학생 교류를 실시했다. 유럽에서는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유럽 내 민간 교류를 톱다운으로 추구해왔다. 반대로 국가들이 서로 관계가 안 좋아질 때는 민간 교류를 제한할 때도 많다.

근래 한국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다. 한국이 사드를 결국 배치하자 중국은 롯데그룹을 비롯해 중국에서 사업하는 한국 기업을 힘들게 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못 가도록 하고,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까지 제한했다. 그 결과 그전까지 중국에 많은 투자를 한 롯데그룹은 중국에서 롯데마트 등 중국 사업을 철수했고,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800만 명에서 2017년 400만 명으로 반 토막 났다.

최근 다행히 한중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2017년 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 이후에 중국이 민간 교류를 다시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가관계는 톱다운 방식으로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역사, 지리 문제로 국가 간 갈등이 많았던 동아시아에서는 사업 교류, 국가 간 관광 등으로 양국이 더 많이 가까워지곤 했다. 한국과 일본이 1960년 때 수교를 맺은 것도 사업가 간 교류가 큰 뒷받침이 됐다.

한중 관계도 지속적으로 건전해지려면 튼튼한 민간 교류가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국제방문자협회(IVCLA)의 사회 활동가이자 기업인인 앨런 구마모토는 민간 교류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은유적인 표현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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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서는 늘 붐비는 두 개(현재는 세 개)의 현수교가 보스포루스 해협 양쪽으로 나뉘어 있는 도시를 이어준다. 그뿐만 아니라 양쪽에 사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작은 페리들도 있다. 이 현수교들은 국제관계의 형성과 지속을 도모하는 공식적인 방식, 즉 공공외교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때 작은 페리들은 보다 작은 규모의 인적 교류, 즉 민간 외교인 셈이다.”

이러한 한중 민간 교류는 여러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중 외교부, 한국 국제교류재단, 자매결연을 한 자치단체 등이다. 아울러 많은 민간단체가 나름대로 한중 양국의 상호 이해와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이달에는 한중 관계에 기여하고자 하는 또 다른 민간단체가 새로 출범했다. 사단법인 일대일로연구원(이사장 최재천)은 한중 관계를 작은 페리처럼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활동해 왔지만 사단법인 등록은 올해 2월에 했다. 26일에는 일대일로 세계청년포럼이 공식 출범한다.

일대일로연구원과 한중문화우호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강네트워크가 협력해 준비하는 이 포럼은 80개 국가에서 온 청년들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의 연결성에 대해 토론과 발표를 한다. 토론의 주제보다 중요한 것은 관심사가 비슷한 청년들이 만나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한편 앞으로 협력할 상대방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런 프로그램의 주최국이 되고, 한중을 넘어 세계에서 온 학생들이 한중 관계를 계기로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한중 정상과 국가기관이 현수교처럼 한중 관계를 더 낫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동안 작은 페리 같은 민간 교류들도 함께 한중 관계를 건전하게 만든다.
 
아이한 카디르 (한국 이름 한준) 터키 출신 한국인 한국외국어대 국제개발학과 교수
#외교#톱다운#한중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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