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의 음악상담실]혼자서 희망을 키우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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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드디어 병신년(丙申年)이 갑니다. 다행입니다. 고생 많으셨죠? 내일부터는 새로운 시작이고, 저는 늘 내일은 더 좋은 날일 것이라고 믿는 바보입니다. 여러분도 그렇지 않은가요?

 올해는 안 좋은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늘 그렇게 나빴던 것만은 아니었죠.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빼면 우린 대부분의 경우 비교적 잘했고, 또 원하지 않았던 부정적인 경험들을 통해 이를 극복하거나 최소한 적응할 수 있는 기술들을 습득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노래 ‘걱정 말아요 그대’는 올해 위로가 절실했던 우리에게 많은 위로를 줬지만, 저는 이 노랫말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잘 안되면 털어버리고 새로운 꿈을 꿔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 걱정도 하지 않으면 바보죠. 내 탓이라고만 하면서 지나간 것의 의미를 잘 파악하지 않고 넘어가면 똑같은 일을 또 더 크게 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혼자 걱정하지 말고 함께 위하고 도우면서 함께 걱정해야 하죠. 그래야 덜 걱정할 수 있으니까요.

 혼자 힘으로 걱정을 덜 하려면 긍정적인 생각, 적극적인 태도, 현실적인 기대를 가지고 인내해야 합니다. 그래야 발전을 하죠. 언제나 첫 단추가 끼우기 어렵고 시작이 반이듯, 우리의 삶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친절하게 칭찬하며 가르쳐주고 도와주고 응원해줄 부모를 만나면 아주 쉬운 일이지만, 그렇지 못했을 땐 매우 어렵죠. 

 긍정적인 마음, 즉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은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이르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서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현실적인 희망을 가지고 그것을 가꿀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성취를 하고 훨씬 더 건강합니다. 희망사항이 아니라 연구 결과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은 자신감과 학습된 긍정주의에서 옵니다. 예, ‘긍정’도 학습되는 것입니다. 현재 겪고 있는 좋지 않은 일은 예상하지 못했거나 운이 없는 상황 때문이었고, 영구적인 실패가 아니고, 그 피해는 일부에 국한된다는 것이 옳다고 배우고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길러지는 능력입니다. 무조건 상황과 남의 탓이 아니라, 내가 대단하게 좋거나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게 부족하고 나쁜 사람도 아니라고 믿는 것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인간이 그러하니까요.

 희망을 학습하는 과정은 △내게 주어진 역경을 객관적으로 잘 파악하고 △그 원인과 영향을 자신의 보호와 발전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해결하거나 최소화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예부터 전해 내려온 상식과 지혜의 발휘죠.

 연습과 더불어 △패배주의적이고 감정적인 내 머릿속의 ‘악마’와 이성적인 논쟁을 해서 이길 수 있는 ‘천사’를 키우고 △나의 의욕과 내 머릿속의 천사의 힘을 키워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을 찾아야 합니다. 인간은 늘 나보다 현명하고 내 편이라고 믿을 수 있는 대상을 통해 발전하니까요. 지금 그런 사람이 없다면, 내년에는 꼭 찾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걱정을 덜 하고 행복에 더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인권#걱정 말아요 그대#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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