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성추행 가해자의 처벌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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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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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미투 운동’으로 성추행 파문이 퍼지고 있다. 용기를 내 고발했지만 ‘꽃뱀’이라고 수군거려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용기 있는 서지현 검사와 최영미 시인이 본인임을 밝히면서 시작한 ‘미투 운동’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터져나온 #미투 번지는 분노’(동아일보 23일자 A8면).

추악한 성추문보다 더 실망스러운 건 이른바 대가와 거장으로 불리던 인사들의 저열한 대응이다. 사전에 리허설까지 한 연극연출가 이윤택의 성폭행 부인 기자회견과 배우 조민기의 뻔뻔한 거짓말, 시인 고은의 ‘후배 격려를 위한 행동이었으나 오늘날 성희롱에 해당하면 사과’라는 낯 뜨거운 발뺌이 여기에 해당된다.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처럼 성폭력 실태를 알고도 일부 여성 단원에게 강요한 의혹이 있는 잔인한 방조와 연극 연출가 오태석처럼 계속 무책임하게 침묵하기도 한다. 영화감독 조근현은 신인 여배우에게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을 하느냐, 어떤 게 나을 것 같아?”라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

2015년 여성가족부 ‘성희롱 실태조사’에 의하면 성희롱 피해자의 78.4%가 ‘참고 넘어간다’ 했고 그중 50.6%가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많은 피해자들이 두려워해서 신고를 못 하는 이유가 신상공개와 가해자에 대한 미진한 처벌 때문이다. 따라서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징계와 처벌이 명확히 공개돼야 한다.

이방훈 의사·제주 제주시
#미투 운동#성추행#미투#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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