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김정숙]변해가는 친인척 관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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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도 서먹…결혼이라도 해야 연락”(2일자 2면) 기사를 읽고, 친척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이번 추석에도 대부분 서로 떨어져 지내던 친척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정담을 나눴을 것이다. 바쁜 일상에 명절이 없었다면 한꺼번에 친척이 모이기 어려웠을 텐데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친척을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이 줄고,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개인주의가 만연해 친족 관계도 형식적이고 의례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우리는 일가친척 중심으로 모이고 집안일도 의논했다. 과거에는 대부분 서로 근처에 살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핵가족화로 멀리 떨어져 사는 데다, 집안의 대소사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도 생활화되다 보니 과거처럼 친인척이 꼭 필요한 경우가 점차 줄고 있다. 친척 관계가 도움을 주는 존재에서 결혼식 때나 연락하는 불편한 관계가 되어버린 데는 이런 변화도 한몫한 것 같다.

명절 이후 언론에 오르내리는 가족 간 불화나 이혼 증가는 가족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이런 가족 문화의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기존의 가족 문화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가족 누군가의 희생과 수고 덕분이었다. 희생으로 유지돼 온 가족 관계는 변화가 필요하다.

김정숙 동화작가
#추석#친척#공동체#가족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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