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병원]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농촌 일손 돕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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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영농철을 맞아 농촌 들녘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청명과 곡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면서, 이때부터 부지깽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금 농가에서는 볍씨를 담가 못자리를 만들고 겨우내 지력을 높인 논갈이와 약해진 논두렁 보수가 한창이다. 여기에 퇴비를 섞어 흙을 고른 후 이랑에 모종하는 밭농사로 분주하다. 손이 많이 가는 과실나무의 수분 작업과 꽃 솎기도 이즈음의 일이다. 그럼에도 내가 아는 어느 농업인은 이 시기엔 없던 힘도 생겨난다고 말한다. 농업인으로서 갖는 사명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리라.

농업인이 바빠지면 덩달아 농협도 바쁘다. 조합원들에게 비료와 농약을 공급하고 맞춤형 농자재를 보급하는 한편, 영농 차량 무상 점검과 농기계 수리 등 한 해 농사의 시작을 함께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협은 이맘때부터 농업인들의 영농 의욕을 북돋워 주기 위해 농촌 일손 돕기를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14일 열리는 ‘범농협 전국 동시 영농 지원 발대식’도 그 일환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농촌에 대한 2016년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업인들이 영농 활동 중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은 것이 인력이다. 농산물 가격보다도 앞섰다. 그만큼 일손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농협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자원봉사자들이 농촌 일손 돕기에 적극 나서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농협에서 운영한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통해 50만 명의 영농 인력을 지원했고, 올해에는 이보다 많은 사람이 부족한 농촌 일손을 도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농협 홈페이지의 ‘일손나눔’ 코너를 통하면 언제든 쉽게 농촌 일손 돕기에 참여할 수 있으며, 전국 농·축협을 통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와 생계형 유상 인력을 연결하는 중개 업무도 하고 있다.

영농철은 행락철과 겹쳐 있어 어느 때보다 농업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우선 도시민들의 일손 돕기 자원봉사가 크게 늘었으면 한다. 농촌 현장을 찾아 농업인과 함께하다 보면 상호 공감을 통해 농업인에게는 질 좋은 먹거리 생산이라는 소명 의식을, 도시민들에게는 노동의 신성함과 생명 순환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남다른 경험을 안겨 줄 것이다.

아울러 농협의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도농 교류가 농촌 일손 돕기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를 잡고, 전 국민을 하나로 잇는 국민실천운동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도시와 농촌은 따로 떼어 낼 수 없는 관계이고, 농촌은 우리 모두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농협은 영농철을 맞아 농업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면서 농가 소득 5000만 원 달성을 위해 모든 인적·물적 역량을 총동원해 영농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농촌 일손 돕기#농업인#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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