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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김지현]‘머신러닝’하는 AI처럼 쫓아오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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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김지현]‘머신러닝’하는 AI처럼 쫓아오는 중국

김지현 산업1부 기자 입력 2018-09-06 03:00수정 2018-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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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산업1부 기자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중국 화웨이는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P20 프로’로 전시부스를 채웠다. 현지 직원은 세계 첫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보다 어두운 곳에서도 훨씬 잘 찍힐 것”이라며 직접 시연해볼 것을 권유하는 등 자신감이 넘쳤다.

화웨이 P20 프로는 899유로(약 116만 원)로 프리미엄급인 삼성 ‘갤럭시 노트’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X’와 비슷한 가격임에도 출시 이후 사상 최대 판매기록을 세우고 있다. 특히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선진 시장에선 전작인 P10 플러스보다 판매량이 316%나 증가했다.

유럽에 근무하는 국내 전자업체 고위 관계자 A 씨는 혀를 내둘렀다. “화웨이가 P20 프로를 유럽에 내놓은 지난 4, 5월은 유럽 전역이 ‘화웨이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공항부터 도심 주요 지역마다 화웨이 광고판으로 도배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로 동유럽권 위주로 마케팅을 해오던 화웨이가 올해부터는 환골탈태해 프리미엄급 대열에 당당히 올라선 것이다. 샤오미도 다음 달 중 스마트폰 출시 행사를 유럽에서 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유통업체들은 “요즘 중국 업체들을 보면 5, 6년 전 삼성전자, LG전자가 떠오른다”고 했다. A 씨는 “1등의 성공전략을 따라 하는 게 2등의 특권인데, 과거 한국 업체들이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을 따라잡은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이제 중국이 우리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현지 국내 전자업체 임원 B 씨는 “한국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강행하는 걸 이해할 수가 없다”며 한탄했다. 중국의 인해전술식 공격에 맞서려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 일하는 것마저 법으로 막으니 도무지 ‘게임’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는 “화웨이는 간부급 집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춰 언제든 회장과 직접 화상통화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도 집중 근무가 불가피한 개발 부서 등에는 탄력근로제 적용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 시장에서 확인한 중국의 한국 추월은 국내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광범위했다. 한국의 미래는 없는 것일까. IFA 현장에서 만난 사장급 임원 C 씨는 “‘알파고’와 겨루는 이세돌의 마인드로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위로했다.

이세돌 9단은 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국해 인간으로는 유일하게 1승을 거뒀다. C 씨는 “중국을 무섭게 ‘머신 러닝’ 해서 따라오는 AI라고 생각해보면, 이들이 익숙하게 여기는 경쟁의 패턴에서 벗어나야만 이길 수 있다. ‘게임의 룰’을 바꿔버릴 혁신 제품만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했다. 정말 기울어가는 판을 뒤집을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
 
김지현 산업1부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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