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donga.com

[홍찬식 칼럼]안철수 박원순의 메르스 차이
더보기

[홍찬식 칼럼]안철수 박원순의 메르스 차이

홍찬식 논설위원 입력 2015-06-17 03:00수정 2015-06-17 11:38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安, “국가 재난 상황을 정치적 이득에 이용해서야”
朴, 대책본부장 자임하며 삼성 비정규직 전수조사 등 통 큰 ‘선심 쓰기’
난리 통에 목소리 큰 사람이 좌지우지해선 극복 안 된다
홍찬식 논설위원
위기는 역시 기회일까. 메르스 사태 속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연일 공격적 행보를 보인다. 이에 비해 의사 출신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전문 분야인데도 조용한 편이다. 그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자회견장에 안 의원이 멋대로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했다는 의외의 소식이 들려왔다. 신중한 그의 평소 성격으로 미뤄 뭔가 사정이 있을 법해서 그를 만났다.

―기자회견장 건은 어찌 된 일인가.


“메르스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보 차단이 너무 심해서 국회의원도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 WHO 측의 객관적 얘기를 듣고 싶었다. 이번에 내한한 조사단과 면담하고 싶다고 전부터 요청을 했으나 바빠서 시간을 못 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나마 기자회견이 공개행사라고 해서 현장에 갔더니 보건복지부 말이 달라져 들어갈 수 없었다. WHO 관계자와 간단하게라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거부당했다. 이것이 정치적 쇼로 해석되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

―메르스가 터진 다음 뭘 했는가.

“어느 정치인보다도 빨리 대응했다. 5월 27일에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6월 3일에는 전문가가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에는 대통령이 현장에서 지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내가 했던 얘기들이 정부에서 거의 그대로 실행됐다.”

관련기사

―조국 서울대 교수는 안 의원에게 “상품성을 높일 좋은 기회”라며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부 방역센터와 주요 병원을 돌라고 조언했는데….

“그런 행동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정치적 퍼포먼스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지금은 사태 수습이 중요하다. 국가적 재난 상황을 정치인들의 이득을 위해 활용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인은 콘텐츠로 평가받아야지, 퍼포먼스로 평가받아서는 안 된다.”

박원순 시장이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며 “이 시간부터는 내가 메르스 대책본부장”이라고 나선 것과는 완전히 다른 리더십이다. 안 의원은 “과잉 대응하면 국민이 지나친 불안감을 갖게 되고 경기침체 등 부작용이 크다”며 오히려 박원순식 해법을 경계했다. 하지만 두 유형의 리더십 가운데 국민들은 박원순 리더십 쪽에 눈길이 더 쏠려 있는 듯하다.

지난 주말 박 시장은 삼성서울병원의 비정규직 근로자 2944명을 서울시가 맡아 메르스 감염 여부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일각에서는 “메르스에 총력대응하고 있는 건 박원순뿐” “메르스 대통령”이라며 박수가 터져 나온다. 그러나 박 시장이 왜 정규직 비정규직을 나누는지, 이번 사태에서 병원 측이 비정규직을 차별해 왔는지 등 떠오르는 의문점이 많다.

삼성서울병원의 전 직원은 정규직 비정규직을 합해 7800명이다. 병원 측은 이들에 대한 메르스 전수 조사를 이미 끝낸 상태다.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일부 직원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체크 중이다. 병원 측은 사태 수습 과정에서 정규직 비정규직을 구분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서울시가 하면 전수 조사를 두 번 하는 꼴이 된다. 병원 측은 서울시가 비정규직을 꼭 집어 하겠다고 하므로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어 그냥 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앞서 35번 환자가 참석했던 재건축조합 총회 참가자 1565명을 전수 조사했다. 결과적으로 열이 있는 사람이 2명 있었고 이들 역시 음성으로 판명됐다. 이런 조사가 꼭 필요한 것이었느냐는 회의가 제기된다. 서울시의 보건 인력들이 조사를 하느라 녹초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서울병원 비정규직은 재건축조합 인원의 2배 가깝다. 이미 전수 조사를 마친 삼성병원 비정규직을 한 번 더 조사한다는 것은 박 시장의 통 큰 ‘선심 쓰기’일 뿐이다. 비정규직 정규직을 나누는 발상도 옳지 않다. 박 시장의 인기 관리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위기 극복과는 별 상관이 없다.

메르스와 관련해 불확실한 정보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혼란의 와중에 대중이 단숨에 해결하는 방식에 솔깃해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답답한 리더십 탓도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난리 통에 목소리 큰 사람이 좌지우지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어느 한편을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안철수 쪽 리더십을 고르고 싶다.

홍찬식 논설위원
#메르스#박원순#안철수#WHO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