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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윤완준]세계를 향한 중국몽, 中만의 꿈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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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윤완준]세계를 향한 중국몽, 中만의 꿈 되지 않길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입력 2018-06-05 03:00수정 2018-06-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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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중국이 얼마나 발전하든 영원히 패권도 확장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도 중국처럼 거리낌 없이 세계를 향해 이렇게 선언할 수 있나? ‘미국은 영원히 패권도 확장도 추구하지 않겠다’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지난달 31일 베이징 외교부 브리핑룸에 울려 퍼졌다. 미군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출신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가 전날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날카롭게 반격한 것이다. 급격히 부상 중인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부터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확언한다. 여기에는 “중국의 꿈은 동아시아 각국, 세계 각국의 아름다운 꿈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팡장산(方江山) 부총편집인·지난달 18일 베이징 개최 한중일 포럼 발언)는 중국의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중국이 추구하는 꿈과 세계의 꿈이 같다는 생각은 세계와의 공통 이익을 바탕으로 세계에 기여하겠다는 ‘인류운명공동체’ 이념으로 이어진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는 물론 남미까지 진출해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일대일로 프로젝트(21세기 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중국의 이 이념을 구현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정말 말처럼 쉽게 중화민족의 부흥을 꿈꾸는 중국몽(夢)과 세계의 꿈을 일치시킬 수 있을까. 이달 1일 저녁 중국의 대표적 국제정치학자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장의 강연장을 찾았다. 그는 민족주의에 대해 말했다.

“중국을 예로 들면, 10억여 인구의 국가를 (하나로) 응집하려면 마르크스주의나 공산주의 이상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5000년의 강대한 역사가 더 설득력 있다. 이래야 중국을 다른 나라와 분리시키고 중국인인 우리가 우리 나라를 열렬히 사랑할 수 있다.”

개혁개방을 표방한 중국이 힘이 세지는 와중에 왜 그토록 민족주의를 강조하는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민족주의를 강조할수록 다른 국가들과 공통 이익을 추구하기 더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왕 원장은 인류운명공동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류운명공동체를 하려면 아태 지역부터 시작해야 할 텐데, 동아시아에서 시작해야 하나? 아니면 아시아에서 시작해야 하나? 또 미국을 배제하고 한국 일본 동남아와 같이 하면 미국이 급해진다. 미국인을 몰아내려는 것이냐고. 그래서 ‘너희(미국)도 들어와’ 하면 캐나다는 포함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문제들도 (해결) 못 하는데, 인류운명공동체는 아직 요원하다.” 이상은 좋지만 중국이 인류운명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의 어려움을 왕 원장은 꿰뚫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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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섬들을 최근 빠른 속도로 군사화하는 것에 일부 동남아 국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일대일로의 인프라 건설을 반기면서도 막대한 빚을 떠안거나 항만 같은 핵심 시설을 중국에 내줘야 한다는 주변 국가들의 걱정도 존재한다. 중국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아시아는 미중 갈등의 최전선이 돼가고 있다. 한반도 영향력을 둘러싼 미중 신경전 역시 앞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주한미군 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수록 더욱 격화될 것이다. 중국이 한반도와 아시아에서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아니라 진짜 평화 발전의 비전을 보여줄 때 한국 등 주변 국가들도 중국의 꿈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화춘잉#중국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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