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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신수정]올해 생긴 ‘한부모가족의 날’, 편견과 차별 없애는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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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신수정]올해 생긴 ‘한부모가족의 날’, 편견과 차별 없애는 계기 되길

신수정 산업2부 차장 입력 2018-05-18 03:00수정 2018-05-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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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산업2부 차장
28세에 폭력 남편과 이혼 후 싱글맘이 됐다. 어린 딸을 홀로 키워야 하는 싱글맘이 번듯한 직장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는 정부가 주는 생활보조금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틈틈이 글을 썼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그 유명한 ‘해리포터’다. 보조금으로 힘겹게 생계를 이어나갔던 싱글맘 조앤 K 롤링은 2017년 9500만 달러(약 1027억 원)를 벌어 포브스가 집계한 ‘2017 세계 최고 소득 작가’ 1위에 올랐다.

지금은 재혼했지만 싱글맘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롤링은 한부모가족 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영국 정부가 사회안전망을 대폭 축소하려 하자 롤링은 영국 ‘더 타임스’에 ‘싱글맘의 선언’이라는 칼럼을 썼다. 그는 이 글에서 “나의 기적 같은 인생 역전은 주당 69파운드(약 10만 원)씩 주어졌던 정부 보조금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국내 한부모가구는 매년 늘어 2016년 기준 181만6000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9.6%를 차지한다. 10가구 중 1가구인 셈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전통적 가족 형태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각종 편견과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최근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실이 한부모가정사랑회와 마련한 국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가족이라는 이유로 편견이나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6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인생 실패자’, ‘낙오자’ 등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학교 과제로 가족신문을 만들어 오라고 할 때마다 아이한테 미안해서 눈물이 나네요.’ ‘한부모가족의 아이라는 이유로 군대에서 관심사병으로 분류하는 게 말이 됩니까.’ ‘아빠와 목욕을 함께하는 친구를 부러워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네요.’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견뎌내야 했던 서러움들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5월 10일을 ‘한부모가족의 날’로 제정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입양의 날이 모여 있는 가정의 달 5월에 한부모가족의 날도 생긴 것이다. 7월부터는 ‘한부모가족지원법’도 시행된다. 한부모들은 저소득층으로 인정받을 경우 받는 월 13만 원의 양육비가 현실적인 수준으로 오르기를 바라고 있다. 아이를 직접 기르는 것을 선택한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보다 위탁가정이나 보육원에 보낼 때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부조리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경제적 지원과 함께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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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도 등급이 있어/남편이 있으면 1등급/남편이 죽으면 2등급/남편과 이혼하면 3등급/미혼모는 4등급/이상한 세상/이상한 얘기…” 미혼모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보인 창작 뮤지컬 ‘소녀, 노래하다’에 나오는 ‘차별철폐송’의 일부다.

이혼 가정이 늘어나는 가운데 한부모가족은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환경에서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돕는 건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해야 할 일이다.

최근 열린 제1회 한부모가족의 날 기념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깜짝 참석해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창업 지원 등을 늘리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포용하고 지지하는 열린 분위기가 정착돼 롤링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는 한부모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싱글맘#한부모가족의 날#양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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