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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하준경]인구 고령화 시대의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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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하준경]인구 고령화 시대의 최저임금

하준경 객원논설위원·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입력 2018-06-19 03:00수정 2018-06-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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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최저임금은 양날의 칼
영세 자영업의 무분별 확산 막지만 저숙련 노동자의 구직은 어렵게 해
고령화로 영향권 확대된 상황에서 개혁조치와 연계해서 인상폭 정해야
하준경 객원논설위원·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5월에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줄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인구구조 탓이라는 견해도 있고 대폭 오른 최저임금이 문제라는 목소리도 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한국 노동시장에 밀어닥친 큰 변화, 인구구조와 최저임금, 이 둘의 영향을 어떻게 봐야 하나. 또 당장 내년 최저임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인구통계를 보면 지난 1년간 15∼64세 인구는 8만 명 감소했고, 65세 이상 인구는 32만 명 늘었다. 과거와 다른 흐름이다. 한국이 65세에 은퇴하는 나라라면 취업자 수가 5만 명은 줄었을 것이다. 노년층 취업이 많아서 취업자 수가 줄진 않았지만 앞으로 생산연령 인구가 계속 줄어들 것이므로 취업자 수 하락 압력은 더 커질 것이다. 청년실업도 인구구조와 무관치 않다. 노년층이 대거 노동시장에 나오거나 은퇴를 미룬다면 저숙련 청년층의 고용 사정은 당장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인구구조가 변곡점을 지나면서 35년 전부터 지속된 저출산과 고령화의 대가를 치를 때가 왔다는 현실은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노동시장의 근간인 25∼54세 연령층 고용률(취업자/인구 비율)이 76.6%로, 작년보다 낮진 않더라도 미국의 79.3%보다는 많이 낮은 점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 미국 수준으로 이 비율을 높인다면 취업자 수가 62만 명 더해진다. 경직적 산업 생태계, 기득권 보호에 치우친 제도, 여성 경력단절 방치 등 곳곳에 자리 잡은 고용 저해 요인들을 과거의 정책 틀로 다루진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어땠을까.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일용직 임시직 일자리는 줄었다. 상용직은 늘었고 고용률에 큰 변화는 없다. 중장기 효과, 즉 소득을 높여 내수를 키우는 효과가 있는지, 또 자영업 구조조정과 생산성 개선 효과가 있는지 등은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 일자리안정기금의 역할을 알려줄 데이터도 미비하다.

확실한 건 고령화된 베이비붐 세대가 재취업을 원하고 그들의 자녀들도 구직을 시작하면서 최저임금 영향권에 놓인 사람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때 높아진 최저임금은 양날의 칼이다. 즉, 저임금에 기반한 영세 자영업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아주면서 동시에 저숙련 노동자의 구직은 어렵게 한다. 만약 최저임금 수준이 매우 낮았다면 베이비붐 세대가 ‘알바’ 한두 명 쓰는 자영업에 대거 진입했을 수 있다. 그랬다면 당장 저임금 일자리는 늘었겠지만 이미 출혈경쟁 상태에 있는 영세 자영업은 초토화됐을지 모른다. 노후 대비 자금이 부동산에 몰릴 때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됐나. 편의점이나 카페 경영자 입장에선 주변에 유사업소가 난립하는 것보다는 임금을 올려주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보다는 임금노동을 선택하라는 신호가 되므로 자영업 과당경쟁을 줄이는 그 힘이 그만큼 구직자 수를 늘려 실업률을 높이는 힘이 된다. 관건은 최저임금을 버틴 자영업자들이 고용도 늘릴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느냐다. 최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줄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 등으로 이들의 경쟁력이 제한된다면 취약계층 구직난은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다.

인구 고령화로 최저임금 영향권이 확대된 상황에선 최저임금 결정이 고차함수 문제가 된다. 노동시장 참가자의 범위, 복지가 감당할 부분, 자영업 구조조정 등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다. 이때 최저임금 인상 폭은 다른 개혁조치들과 연계해 정하는 것이 옳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및 직업훈련 대책뿐 아니라 상가임대차보호법, 공정거래 법령 등 자영업·중소기업 경쟁력을 위한 제도개혁도 인상 폭과 연계해야 한다. 속도를 높이려면 길을 잘 닦아야 하지 않겠나. 또 인상 폭이 클수록 정책의 직간접 효과를 확인하며 가는 것이 안전하다. 당장 데이터도 없고 제도 개혁도 어렵다면 일단 생활비와 전반적 임금 추세를 감안한 소득보전 차원에서 인상 폭을 결정하되 적극적 인상은 제도 개혁을 전제로 내년에 시도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독일처럼 2년마다 결정하는 신중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적극-소극-적극적 인상 정도의 완급 조절은 감수해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준경 객원논설위원·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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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취업난#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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