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된 모든 조치는 곧 가시화 될 것이라고 온건파들은 주장할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고, 아마도 실무급 회담을 통해 상세하게 확인 가능한 명백한 조치가 이루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정부는 좋은 기회를 놓쳤고 트럼프 정부에 다시 한번 주도권을 내주었다.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음에도 기이하게 판문점선언은 향후 회담에 대한 틀을 마련하지도 제약을 설정하지도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행됐던 남북회담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본인이 원하는 바대로 자유롭게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동맹국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시, 특히 남한에 대한 지속적인 불만표출, 아시아와 미국 간의 무역에 대한 오랜 불평, 인종차별 성향 등을 고려했을 때 이는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어떤 협상을 할지 그리고 남한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한 더 나은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진보 진영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주장을 구체적으로 실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 무지한 리얼리티 쇼 출신 대통령이 한반도 관계를 조성하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기회를 놓쳤다고 보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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