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최석원]한발 더 나아간 우주 강국의 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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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목적실용위성 3A호 사업단장
최석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목적실용위성 3A호 사업단장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A호가 무사히 우주에 올랐다.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지 5년여 만이다. 궤도에 오른 아리랑 3A호는 아무 탈 없이 작동하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왔다. 졸이던 마음이 한순간 풀어졌다. 앞으로 6개월 정도 보정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우리나라 위성기술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999년과 2006년, 2012년에 7년과 6년 간격으로 발사한 아리랑 1호와 2호, 3호의 해상도는 각각 6.6m, 1m, 0.7m로 급속히 발전했다. 해상도는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아리랑 3A호의 해상도는 아리랑 1호보다 약 150배 좋아진 것이다.

아리랑 1호와 2호 개발 과정에서는 원하는 카메라 성능에 비해 국내 기술이 부족한 탓에 외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거나 해외 산업체와 공동개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아리랑 3호의 카메라 일부 부품 제작을 제외하고 설계부터 정밀조립, 정렬, 시험뿐 아니라 우주환경에서 최종 검증시험까지 모든 개발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했다.

2013년 발사된 아리랑 5호는 국내 첫 영상레이더 관측 시대를 열었다. 영상레이더는 주야간이나 기상상태에 상관없이 지구 관측이 가능하다. 이번에 발사된 아리랑 3A호는 아리랑 3호의 자매 격. 광학관측 영상의 해상도 향상은 물론이고 적외선 관측도 가능하다. 적외선 센서는 사람이 볼 수 없는 적외선 대역을 탐지하기 때문에 화재나 화산활동, 열섬 현상 등과 같은 고온현상을 분석하거나 야간 관측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지구관측 역량은 고해상도 광학카메라, 영상레이더, 적외선 센서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추게 됐다. 이 정도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의 위성 기술수준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가 됐다.

지구관측 역량의 향상은 경제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전문 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지구관측 위성영상 시장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약 14억9300만 달러(약 1조6572억 원)인데 향후 5년 이내 25억6000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리랑 3A호는 국내 공공위성으로는 최초로 민간기업이 위성의 본체 개발을 주관한 위성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중심의 국가 주도로 공공위성 개발을 추진해 왔다. 어느덧 상당한 위성기술을 확보했고 이제는 민간으로 확산시켜 산업화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아리랑 3A호다.

앞으로 우리는 위성 개발 기술의 자립화 수준을 높이고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다. 개발이 예정된 다목적실용위성 시리즈와 차세대중형위성, 차세대소형위성, 정지궤도복합위성 개발 계획 역시 이런 방향 선상에 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성기술은 6, 7위권으로 평가받는다. 발전하고는 있지만 아직 전통의 우주 강국인 미국이나 유럽과의 기술 격차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 기술에 대한 국제적 평가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한 예가 사고에 대비한 위성 보험이다. 국제 보험사가 우리 위성에 부과하는 보험료율이 최근 우주 기술 강국인 이스라엘의 비슷한 위성보다 낮게 책정됐다. 위성 보험료율은 위성 기술에 대한 신뢰가 반영되는 척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위성 개발을 시작한 지 20여 년 만에 우리도 위성 강국에 진입했음을 냉정하기 이를 데 없는 국제금융업계가 인정한 셈이다.

아리랑 3A호 개발로 우주 강국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한발 더 나아갔다. 앞으로 한국형발사체, 달 탐사 사업처럼 우주 기술 자립을 위한 국가적 대형 과제도 추진된다. 아리랑 3A호 발사 성공이 우주 강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힘찬 도약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석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목적실용위성 3A호 사업단장
#우주 강국#꿈#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3A호#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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