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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김광현]규제개혁, 장하성이 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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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김광현]규제개혁, 장하성이 맡아라

김광현 논설위원 입력 2018-07-05 03:00수정 2018-07-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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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논설위원
최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규제혁신점검회의가 열리려다가 연기됐다. 당정청 고위 인사가 총출동하는 회의가 불과 3시간 전에 취소된 유례없는 일이다. 그 이유가 천재지변이나 전쟁 같은 급변사태가 아니고 회의 준비 부족이었다고 한다. 회의 연기를 건의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를 받아들인 문 대통령도 그동안의 규제혁신 성과에 대해 “답답하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규제혁신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성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로 역할 분담이 돼 있다. 이 때문에 김 부총리가 엄청난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규제혁신이 지지부진한 걸 김 부총리 혼자 다 뒤집어써야 하는 일인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앞으로 김 부총리가 더 분발하면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올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어림없는 일이다.

누구나 규제개혁을 말하지만 답답할 정도로 안 되는 본질적인 이유는 이해관계의 조정, 쉽게 말하면 ‘밥그릇 지키기’라는 정치·사회적 문제다. 기존의 규제를 풀다 보면 그 규제의 혜택을 잃는 측이 생기기 마련이다. 원격의료의 경우 의사들이고, 차량공유 서비스의 경우 택시 운전사와 기존 사업자들이다.

새로 2개를 가지면서 느끼는 만족감보다 기왕 가지고 있는 것 1개를 뺏기는 데 더 큰 분노를 느낀다는 게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손실회피편향’이란 보편적 인간 심리다. 규제 푸는 작업은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집단적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신규 첨단 산업은 기존 사업자가 적으니 반대가 덜하다고 하지만 그 대신 관료집단이 버티고 있다. 관료들에게는 기존이든 신규든 규제가 또 다른 ‘밥그릇’이다. 사고가 터졌을 때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미리 사소한 규제까지 만들어 두려는 공무원 특유의 노파심도 크게 작용한다.

규제혁신이 없으면 혁신성장도 없고,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컨트롤타워 교체다. 정부예산 짜고, 세금제도 고치고, 금융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부총리에게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판에 집단적 이해관계 조정은 턱도 없는 일이다. 말이 좋아 경제팀장이지 청와대 말도 안 듣는다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많은 규제가 걸려 있는 행정안전부의 김부겸 장관은 여당 대표급이고,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대선캠프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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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산업은 물론이고 드론, 자율운행차 등 첨단 산업들에 관련된 규제의 상당 부분이 지방자치단체 관할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부하 공무원들을 제쳐두고 김 부총리 말을 들을 리가 없다. 규제 상당수가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여야 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관련 정책수단이 많은 경제부총리에게 맡기고 이해집단을 혁파하는 규제혁신을 대통령과 한 지붕 아래서 근무하는 정책실장이 맡도록 업무 교체를 하는 게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다.

다음 총선이 있는 2020년 4월까지 1년 10개월 동안 선거가 없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 지금이 이해관계 집단을 설득하고, 때로는 무시하거나, 관료들의 반발을 무마해 가면서 조정능력을 발휘해 ‘국민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는 규제혁신’을 밀어붙일 적기(適期)다. 그러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규제개혁이 말잔치, 기껏해야 건수 채우기로 끝날 게 너무도 뻔하다. 규제개혁에 대한 무능이거나 진정성 부족 두 가지 중 하나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규제혁신점검회의#수득주도성장#장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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