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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이진한]의사 집회, 환자를 위한 목소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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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이진한]의사 집회, 환자를 위한 목소리는 없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17-12-12 03:00수정 2018-02-1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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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의사 1만여 명(경찰 추산)이 1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철회를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의사들의 대규모 집회는 2013년 원격의료 반대 시위 이후 4년 만이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해 의료비 보장률을 현재 63.4%에서 2022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이에 반대하는 의사들은 현재 의료수가를 높여 현실화하는 것이 문재인 케어보다 먼저라는 태도다.

한국 병원은 외국과 달리 비급여 의료행위 및 환자를 많이 봐야 겨우 수익을 내는 ‘저(低)수가 구조’다. 의료수가 보전율을 두고 의사 측은 61.9%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환자 진료 원가가 100원이라면 61.9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거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제대로 조사한 바 없고 80%대 정도라고 추정한다.

이 큰 간극을 메우려면 정부와 의사단체가 지금이라도 함께 수가의 원가 보전율을 정확히 진단하면 된다. 국민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비싼 비급여 진료비를 건보가 대신 내주겠다는데, 왜 의사들은 환자에게 큰 부담인 비급여를 고집하는지 아직도 정확한 이유를 잘 모른다. 우리 건강보험의 의료비 보장률 63.4%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의사가 X선 같은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생각해 봐야 한다. 한의대생들은 정규 과목으로 영상의학과 수업을 듣는다. 더 큰 문제는 한의사가 손목 발목 부상 환자에게 침을 놓기 전에 환자의 통증이 뼈에 문제인지 근육의 문제인지 영상 없이는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양·한방이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케어는 이렇게 국민, 환자 최우선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근 우수 신약이 나와 환자를 돕고 있지만 너무 높은 가격이 문제다. 한 달에 1000만 원 가까이 되는 신약은 대부분 비급여여서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메디컬 푸어’가 나오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지가 논의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서 환자의 고통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찾을 수 없었다. 집회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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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집회#환자#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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