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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길진균]한국당의 名醫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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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길진균]한국당의 名醫 찾기

길진균 논설위원 입력 2018-07-10 03:00수정 2018-07-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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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의(神醫)로 전해지는 화타(華陀)는 팔에 독화살을 맞은 관우를 살펴보고 “독이 뼈까지 침투했으니 오염된 살을 도려내고 독이 침투해 있는 뼈를 긁어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화타가 상처를 째고 뼈를 긁어내는 동안 관우는 바둑을 두며 고통을 견뎌냈다. 수술이 성공리에 끝나 큰 상을 내리려 하자 화타는 “명환자가 있기에 명의가 있는 것”이라며 길을 떠났다.



▷자유한국당이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애국심과 투철한 직업·윤리의식의 상징인 이 교수가 국민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국당 병’을 과감히 수술해 주길 기대했을 것이다. 이 교수 외에도 한국당 안팎에서 비대위원장감으로 거론된 인사는 40명가량이나 되지만 “예의가 없다”(이회창)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이정미) “소나 키우겠다”(전원책) “그 사람들 말하는 건 자유”(최장집) 등 대부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8일 마감한 비대위원장 ‘인터넷 공모’에는 101명이 자천타천 추천됐다. 한국당은 이들을 포함해 130명을 심사해 금주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당 모습이라면 누가 비대위원장이 된다 해도 국민을 감동시킬 수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 없이 명망가 영입에만 힘을 쏟는 행태가 분칠만으로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안이한 태도로 비치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들도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병’의 뿌리는 여전히 편을 가른 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자신들이라는 것을. 총선 불출마 등 통렬한 반성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도. 내려놓고 반성하고 희생하는 것이 민심을 되찾기 위한 첫 번째 활로다. 나이 들어 두통을 심하게 앓던 위나라의 왕 조조에게 화타는 “머리를 가르고 머릿속의 문제되는 부분을 제거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렸다. 그러나 화타는 미움을 샀고 결국 옥에 갇혀 숨을 거뒀다. 환자에게 뼈와 살을 가르는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그 어떤 명의도 병을 치유할 수 없다.
 
길진균 논설위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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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비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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