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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조수진]교육부와 노동부를 통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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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조수진]교육부와 노동부를 통합하면

조수진 논설위원 입력 2018-06-23 03:00수정 2018-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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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을 마치고 지방대 총장으로 영입된 사람 중에는 “나도 공무원 출신이지만 교육부가 없어져야 교육이 산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미래 일자리 변화에 따른 학과 정원 조정을 하려 해도 교육부 간섭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작년 대통령선거 직전엔 진보 교육감들이 초·중등교육은 교육감협의회에, 대입정책은 국가교육위원회에 넘기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른바 교육부 폐지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서 교육부를 없앨지도 모르겠다. 백악관이 21일 교육부와 노동부를 통합해 ‘교육노동부’로 만드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예산과 인력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자는 ‘고인 늪의 물 빼기’ 대선 공약이다. 숙련된 노동력을 산업현장에 제공한다는 교육개혁의 핵심이 녹아 있다. 현재 교육부와 노동부에서 40여 개의 직업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런 20세기 부처의 인위적 장벽으로 21세기의 도전을 맞을 순 없다는 것이다.

▷미국 교육부의 역사는 길지 않다. 보건후생부에서 갈라져 나와 신설된 것이 1979년. 교육을 개인의 자유와 책임으로 여기는 자유주의 영향으로 연방정부가 교육정책에 개입한다는 것은 건국이념에 반(反)하는 일로 여겨져서다. 하지만 공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1976년 땅콩 농장주 지미 카터는 공립학교 지원을 요구하는 최대 교원단체(NEA)의 로비에 교육부 신설을 약속했다. 하는 일은 연방 차원의 대학생 학자금과 초중고 교육기금 감독 정도인데도 1980년 정권이 바뀌자마자 원상복구론이 나온 것도 정부 개입이 교육에 좋을 게 없다는 사고방식 때문이었다.

▷선진국 행정개혁은 교육과 고용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추세다. 뉴질랜드(1989년) 캐나다(1993년) 독일(1994년) 프랑스(1997년) 싱가포르·호주(1998년) 등이 그 사례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부도 직업교육과 산학협력, 평생학습 정책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대학 위에 군림하며 ‘이번 입시엔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어떻게 반영하라’고 하는 우리나라 같은 교육부는 보기 드물 듯하다.
 
조수진 논설위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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