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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광현]이탈렉시트(Italex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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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광현]이탈렉시트(Italexit)

김광현 논설위원 입력 2018-06-01 03:00수정 2018-06-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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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7’이라는 이탈리아 방송사가 올 3월 방송한 다큐멘터리 ‘한국의 재능 있는 이탈리아 사람들’에서 한국 기업에 다니는 한 이탈리아 직장인은 “한국 생활이 좋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되겠지만 당장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근래 이탈리아에서는 두뇌 유출이 사회적 이슈다. 방송에서도 “이들이 이탈리아의 가치를 알아줄 날이 올 것이다. 완전히 이탈리아를 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현실에 불만이 많지만 이탈리아는 우리보다 더 심각한 모양이다.

▷엊그제 글로벌 금융시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탈리아가 국민투표로 유로존 탈퇴를 결정할 것이라는 소문이 전 세계 주식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탈렉시트(Italexit·Italy+Exit)다.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과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곤두박질쳤다. 마침 스페인도 총리의 전임 보좌진 뇌물 수수 사건으로 정국이 혼돈에 빠져 있던 터였다. 이탈렉시트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진정이 됐지만 남유럽발(發)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탈리아 정치는 늘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탈세, 마피아 연관설, 미성년자 성매매 스캔들 등 추문을 달고 다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아직도 가장 유력한 정치인 중 한 명이라면 말 다한 것이다. 3월 총선에서는 31세의 대학 중퇴 정치인 루이지 디마이오가 신생 정당 ‘오성운동’을 이끌며 혜성과 같이 나타나 최대 정당이 됐다. 반(反)이민, 유럽연합(EU) 탈퇴를 내세운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다. 여기서 추천한 경제장관이 친EU 성향의 대통령으로부터 임명 거부를 당한 것이 이번 이탈렉시트 소동의 직접적 계기다.

▷2010년 유럽 부채위기 당시 이탈리아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한 국가로 찍혀 국제적 놀림감이 됐다. 그 이후에도 정치권은 경제 체질 개선은 뒷전이고 세금으로 선심성 정책만 펴다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단골 진원지가 됐다. 우리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만하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이탈리아#이탈렉시트#유로존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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