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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광현]편의점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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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광현]편의점 30년

김광현 논설위원 입력 2018-05-28 03:00수정 2018-05-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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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편의점이 생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엉뚱하게도 야간통행금지 해제였다. 1945년 광복 이후 37년간이나 지속된 야간 통금이 1982년 1월 5일 풀렸다. 재빠르게 몇몇 자생적 편의점들이 문을 열었으나 동네 구멍가게에 익숙했던 상점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폐업했다. 몇 년의 시행착오 끝에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형태의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사업이 한국에 도입된 것이 30년 전인 1988년이다. 준비 기간을 거쳐 올림픽선수촌점이 이듬해인 1989년 5월 문을 열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4만192개다. 2011년에 약 2만 개였던 점포 수가 7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편의점 간판이 안 보이는 곳이 없다. 지난해 기준으로 편의점 총매출은 22조 원가량. 유통 업태 가운데 2011년 이후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은 편의점밖에 없다. 미국 일본 등도 편의점 사업은 국민소득 증가와 비례해 왔다.

▷편의점이 한국에서 급속도로 증가한 또 다른 주요 원인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급증이다. 2016년 기준으로 1인 가구가 27.9%, 2인 가구가 26.2%로 1, 2인 가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큰 시장에 가서 한꺼번에 장을 봐 집에서 밥을 해먹는 가정이 줄었다는 뜻이다. 인기 품목은 예나 지금이나 컵라면, 삼각김밥, 소주, 컵밥, 도시락, 생수 등이다. 정신없이 바쁜 현대인 혹은 ‘나 홀로족’의 씁쓸한 일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내보내고 주인 부부가 직접 일하는 곳이 늘고 있다. 시급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알바생들은 그나마 괜찮은 일자리를 잃고, 주인은 주인대로 새벽까지 고생이다. 여기에다 이달 16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31층에 무인결제 점포 ‘세븐일레븐 시그니처’가 개점했다. 무인점포는 앞으로 더 늘어갈 추세다. 업체나 고객은 편해질지 모르겠지만 점점 불편해지는 일자리가 걱정이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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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최저임금#무인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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