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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일론 머스크의 ‘프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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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일론 머스크의 ‘프라우다’

고미석 논설위원 입력 2018-05-26 03:00수정 2018-05-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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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로 ‘프라우다’는 진실을 뜻한다. 지금은 유명무실하지만 1912년 창간된 ‘프라우다’는 옛 소련 시절 공산당 기관지로 위세를 떨쳤다. 6·25전쟁이 터졌을 때 ‘남한의 북침’을 보도했던 이 신문에는 진실보다 거짓, 뉴스 아닌 선전선동이 흘러넘쳤다. ‘프라우다에는 프라우다가 없다’는 말이 생긴 이유다.

▷21세기 미국에 ‘프라우다’의 망령이 되살아날 조짐이다. 그것도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천재 사업가 일론 머스크의 손에 의해. 최근 그가 10건의 연속 트윗을 통해 기자, 언론의 신뢰도 평가 사이트를 만들겠다면서 그 이름을 프라우다라고 밝혔다. 하필 탐사보도 전문 비영리 매체로부터 테슬라 공장의 안전 문제를 폭로당한 다음에 자신의 사이트를 통해 언론의 신뢰성을 평가하겠다고 나서니 순수해 보일 리 없다.

▷잇단 사고로 테슬라는 지난해 역대 최악의 4분기 손실에 이어 올해 사상 최악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에는 머스크도 한몫했다. 이달 초 실적발표회에서 생산목표 재무상태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지루하고 멍청한 질문”이라며 면박을 준 것. CEO의 무례하고 불성실한 태도에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그사이, 신차 생산 차질부터 머스크가 노조 결성을 막고 있다는 등 부정적 기사가 보도되자 위기의식과 분노를 언론을 향해 폭발시킨 듯하다.

▷자신이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보고 배운 것일까. 머스크는 트윗에서 “독선적이고 위선적인 미디어들은 진실이라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사탕 발린 거짓말만 내보낸다”고 비난했다. ‘에너지 회사가 언론의 최대 광고주인 것과 다르게 테슬라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며 언론 불신을 부추겼다. 언론은 완벽하지 않지만 권력과 재력의 폭주를 감시 견제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대통령이라고, 실리콘밸리의 거물이라고 잘못에 눈감으면 그게 바로 ‘유착’이다. 본디 언론은 힘 있는 사람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프라우다#진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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