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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 우습게 보고 또 현대車 먹잇감 삼은 ‘먹튀 엘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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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 우습게 보고 또 현대車 먹잇감 삼은 ‘먹튀 엘리엇’

동아일보입력 2018-09-08 00:00수정 2018-09-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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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의 모듈사업과 핵심부품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애프터서비스(AS)사업은 현대자동차와 합병할 것을 현대차그룹에 제안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 법인을 공중분해하라는 요구다. 현대차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엘리엇이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다.

엘리엇은 이미 4월 10억 달러(약 1100억 원)어치 이상의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여하고 나선 것은 분할·합병 과정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엇이 제안한 합병안은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업의 미래보다는 주가 시세차익을 우선하는 ‘먹튀’ 자본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엘리엇은 현대차에 ‘지배구조를 개편할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제안까지 했다고 한다. ‘3% 투자자’로서 도를 넘은 경영권 개입이다. 현대차는 “특정 투자자와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금지한 자본시장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엘리엇의 요구를 거절했지만 이대로 상황이 마무리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5월에도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무산시킨 전력이 있다. 당시 임시주총에 앞서 엘리엇은 외국계 투자자들을 규합해 현대차의 반대편에 섰고, 엘리엇의 압박에 항복한 현대차는 주총을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1조 원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번에 엘리엇이 실정법까지 위반하라고 공공연히 요구한 것은 한국 정부까지 우습게 보는 오만이 아니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 엘리엇의 사냥감에는 기업과 정부가 따로 없다.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가치가 낮게 평가됐다’며 합병에 반대해 삼성의 경영권을 흔들었다. 두 회사가 합병된 뒤 올 7월에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8000억 원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수단을 가리지도 않는다. 지난달 14일 현대차에 보낸 엘리엇의 요구 서한이 알려진 것은 블룸버그통신 보도 때문이다. 유출돼선 안 될 비즈니스 서한을 공개해 기업을 압박하는 행태를 정상으로 볼 수는 없다.

엘리엇을 비롯한 해외 투기자본의 횡포는 한국 자본시장의 제도적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재계는 ‘차등의결권’ 같은 경영권 방어 장치 도입을 주장했지만 번번이 외면당했다. 오히려 정부는 집중투표제 등 소액주주의 경영권 개입을 손쉽게 하는 쪽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제도를 손봐야 한다. 우리 기업이 약탈적 투기자본의 희생양이 되는 모습을 매번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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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엘리엇#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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