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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빠진 ‘초딩 스몸비’ 휴대전화 코 박고 차도로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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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빠진 ‘초딩 스몸비’ 휴대전화 코 박고 차도로 불쑥

최지선 기자 입력 2018-10-01 03:00수정 2018-10-0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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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운전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15>‘보행중 스마트폰’ 교통사고 급증
지난달 1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하교 중인 초등학생이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며 걷고 있다. 이곳은 차량 통행이 많아 어린 학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초등학교 교사 이소민 씨(29·여)는 스마트폰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유행한 지난해 겨울을 떠올리면 몸서리가 쳐진다. 하굣길 안전지도를 나가면 초등학생 10명 중 8명이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 화면에 뜨는 캐릭터에 가까이 다가가 잡겠다는 일념에 주변을 살피지 않은 채 차도로 불쑥 뛰어드는 아찔한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지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 방지 교육’을 실시했다. 이 씨는 “요즘엔 유튜브 등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보는 게 인기를 모으면서 ‘초딩 스몸비’가 사라지지 않는 게 교육현장의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 사용 2시간 넘으면 사고 위험 5.8배

지난달 14일 오후 2시경 서울 송파구 신가초등학교에서 하교하던 김모 군(11)은 정문을 나서면서 휴대전화에 눈을 고정했다. 차가 많이 다니는 왕복 4차로의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김 군은 음악에 따라 박자를 맞추는 휴대전화 게임을 하며 걸었다. ‘차에 부딪힐지도 모르는데 무섭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학교나 학원에서는 휴대전화를 못 쓰니까 이동할 때 (게임을) 한다”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이날 김 군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넌 초등학생 8명 가운데 3명이 통화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걸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사례는 지난해 177건으로 2015년의 1.5배 수준으로 늘었다. 2014년 서울 5개 초등학교 어린이 34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스마트폰을 2시간 이상 쓰는 초등학생의 교통사고 위험이 그렇지 않은 초등학생보다 5.8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어린이의 신체는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인 스몸비보다 ‘초딩 스몸비’가 더 위험하다. 12세 미만 어린이는 뇌가 다 발달하지 않아 스마트폰에 집중할 경우 다른 외부 자극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동안 주변의 다른 보행자, 차량 등을 인지하는 게 어른보다 늦을 수밖에 없다. 10세 미만 어린이의 시각과 청각, 인지력은 65세 이상 고령 보행자보다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린이는 키가 작아 볼 수 있는 범위가 어른보다 좁고, 운전자가 차량 바로 앞에 있는 어린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또 어린이는 성인보다 쉽게 도로에 뛰어든다. 안전보건공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 보행자 사고의 70%는 이면도로에 갑자기 뛰어들어 발생한다.

같은 사고라도 어린이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2016년 보행 중 차에 부딪혀 숨진 사람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38.5%였다. 하지만 12세 이하 어린이 가운데 보행 중 차와 충돌해 숨진 인원의 비율은 50.7%에 이르렀다. 이듬해에는 64.8%로 늘었다. 무의식중에 도로 한복판으로 나오는 어린이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원영아 녹색어머니중앙회 회장은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볼 때는 이어폰을 끼지 않았는데도 부르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할 만큼 스마트폰 게임이나 동영상에 집중한다”며 “교통 지도를 하다 보면 스마트폰에 고개를 파묻다시피 하다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아찔한 상황이 수시로 벌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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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스몸비’와 전쟁 중

미국 비영리재단 ‘세이프키드월드와이드’가 2014년 19세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의 보행 중 사망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사망 사고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과 관련된 집중력 분산 때문으로 밝혀졌다. 영국에서는 2011년 한 보험회사의 조사 결과 어린이 보행자 사망률이 11, 12세에서 가장 높았다. 첫 휴대전화를 갖게 되는 나이가 보통 이때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영국 정부는 신입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달간 안전교육을 매주 2시간씩 받도록 했다. 네덜란드는 교원 양성 과정에 교통안전 강좌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반면 한국은 교원 양성 과정에 교통 안전교육이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5월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예방 앱 ‘사이버안심존’에 스몸비 방지 기능을 넣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5∼7걸음 걸으면 자동으로 화면이 잠긴다. 다시 사용하려면 잠금 해제 버튼을 눌러야 한다. 해제한 뒤에도 걸으면 다시 화면이 잠긴다.

좋은 기능이지만 출시 넉 달이 지났는데도 앱을 내려받은 건수는 10만여 건에 불과하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남지은(가명·43) 씨는 “사춘기에 접어들어 친구들과 하루 종일 메시지를 하는 아이에게 스몸비 방지 앱을 깔면 지워줄 때까지 싸울 것 같다”며 난감해했다.

박수정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난 추세에 맞는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는 보행 중 스마트폰 이용에 따른 위험이 줄어들도록 경고 표지판, 스마트폰 차단 앱 등을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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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중 스마트폰#교통사고 급증#스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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