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소리 큰 방귀는 악취가 없다?’…방귀에 대한 속설 4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4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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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개봉한 영화 ‘덤 앤 더머’에선 짐 캐리가 방귀에 불을 붙여 친구들을 즐겁게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실제로 ‘정말 방귀에 불이 불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방귀에는 약 400종류의 가스가 들어있는데 이산화탄소(20~30%)와 메탄가스(20~30%)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음은 유화수소, 질소 순. 이 중에서 불이 붙는 인화성 가스는 바로 메탄가스입니다. 메탄의 양이 늘어날수록 방귀에 불이 더 잘 붙겠지요. 하지만 방귀에 불이 붙는 것은 인구의 10% 정도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장내 음식찌꺼기가 세균에 의해 발효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가스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방귀. 알고 보면 세간의 속설과는 다른 점이 많은데요. 방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Q&A로 알아봅니다.

Q. 잦은 방귀는 유전이다?

A. 아닙니다. 방귀의 양과 횟수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평균 13.6회의 방귀를 뀌며 의학적으로는 하루 25회까지도 정상으로 봅니다. 건강한 성인의 소화관 안에는 200㏄ 미만의 가스가 차 있고 트림이나 방귀, 호흡 등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방귀의 양이나 냄새가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것은 먹는 음식이 다르고 소화기관 내 효소가 약간씩 달라서죠. 일반적으로 서양인의 방귀와 트림이 동양인보다 냄새가 심하다는 게 정설인데요. 고기를 더 많이 먹고 흡수하는 과정도 길기 때문입니다.


Q. 소리 큰 방귀는 악취가 없다?

A. 아닙니다. 방귀의 소리는 ‘피리 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가스를 내보내는 속도와 강도에 따라 다른데요. 방귀 소리의 크기는 방귀의 부피와 방귀의 분출 압력을 곱한 뒤 항문의 지름으로 나누면 얻을 수 있습니다.

방귀 소리가 요란할 때는 육식 위주의 식사가 문제일 수 있습니다. 채식은 굵은 변 생성을 유도하고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조용한 분출이 가능하게 하죠.

Q. 원할 때마다 방귀를 뀔 수 있다?

A. 아닙니다. 방귀는 대장에 가스가 찼을 때만 나온다네요.

단, 방귀를 더 많이 뀔 수는 있는데요. 음식을 빨리 먹거나 껌을 씹으면 입을 통해 위에 들어가는 공기의 양이 많아져 방귀의 양이 많아집니다. 한의학에서는 급한 성격을 가진 태음인이 밥을 빨리 먹고 이때 공기도 많이 삼키기 때문에 방귀의 양이 많고 소리도 크다고 이야기합니다. 성격이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소음인 체질은 소화 흡수가 잘 안 되고 가스가 잘 생겨 방귀 소리는 작으나 냄새가 아주 구리다고 하네요.

음식을 먹은 후 바로 잠을 자도 방귀가 많아집니다. 위에서 음식물과 공기가 분리되기 전 누우면 위의 입구가 음식물에 막혀 공기가 트림으로 빠져나갈 수 없게 돼서죠. 장으로 흘러들어 방귀가 되어 나오는 것입니다.

반면 식사량을 조절하면 방귀도 줄어듭니다. 식사량을 20%만 줄여도 장의 부담이 줄기 때문에 가스 발생도 훨씬 줄어드는 것이죠. 또 음식을 씹을 때는 말을 하지 말고 입을 꼭 다물어야 흡입되는 공기의 양이 감소해 방귀가 줄어들 수 있겠죠.

Q. 지독한 냄새의 방귀를 참으면 몸에 해롭다?

A. 아닙니다. 단, 암모니아 가스는 만성간경화 환자에 해롭습니다.

변과 방귀를 참으면 대장암에 걸린다는 속설이 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변과 방귀를 참는 것은 불필요한 독소를 몸 안에 품고 있는 일이므로 참지 말고 그 때 그 때 배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자료>

우유 마시면 배 아픈 아이… “따뜻하게 데워주세요”(2017.6.19)

방귀가 고민? 채식 위주로 먹으면 악취 탈출(동아일보, 2008.5.21)

[한방이야기]입다물고 식하하면 방귀-트림 줄어(동아일보, 2003.9.1)

[헬스데이터]건강한 성인 하루평균 14~25회 ‘뽀~옹’(동아일보, 2002.6.3)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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