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지금까지 복어집에 전문조리사가 없었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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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복국을 즐겨 먹는 회사원 심모 씨(42)는 5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에 따르면 복어 음식점은 2019년 12월부터 반드시 복어 독을 전문적으로 제거하는 국가공인 자격을 갖춘 복어조리사를 고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무자격자도 복어 독을 제거했다는 얘기다. 사실 지금은 한식이든 중식이든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면 누구나 복어 요리를 할 수 있다.

복어의 난소와 간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독이 들어있다. 독성이 청산나트륨의 1000배에 달한다. 생물에서 나오는 독 중 가장 강력하다. 0.5mg만 섭취해도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숨질 수 있다. 복어를 안전하게 먹으려면 독이 남지 않게 생식선과 핏물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1984년부터 국가공인 복어조리사 자격을 따로 관리한다.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복어조리사 자격시험에 5688명이 응시해 1345명(23.6%)만 합격했다.

복어조리사 자격시험을 만들어놓고도 정부는 복어 음식점에 복어조리사 고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법제처가 “‘복어 음식점이 고용해야 하는 조리사’는 복어조리사로 해석하는 게 옳다”는 결론을 내리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부랴부랴 실태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전국 복어음식점 773곳 중 복어조리사를 두지 않은 곳은 161곳(20.8%)이었다.

이번 개정 시행령이 시행된 이후에도 독을 이미 제거한 복어를 납품받아 조리하는 음식점은 복어조리사를 두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복어 납품업체에서도 복어조리사 자격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제독 처리를 하는 일이 많아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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