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미 이치로 “상처 두려워말고 관계 속에 들어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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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행복원정대 청년에게 희망을]‘미움받을 용기’ 저자 기시미씨 조언
열등감 극복해야 관계의 행복 얻어… 친구의 기준 세우고 질적관계 집중
온라인서도 우정 이어갈수 있어


“젊은이들은 숫자의 성공(친구 수, 페이스북 ‘좋아요’ 개수 등)에 집착하지만 숫자가 행복한 인생을 말해주진 않습니다.”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쓴 일본인 철학자이자 작가인 기시미 이치로 씨(61·사진)는 청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문어발식 인맥을 추구하는 세태를 아쉬워했다. 그는 “이런 인간관계의 중심엔 ‘경쟁심’이 작동한다”며 “관계가 늘어날수록 불행에 빠지는 ‘관계의 역설’이 생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SNS에서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거짓 우월성’이나 자기 연민을 표출하는 ‘불행 자랑’ 같은 행동이 인간관계에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양적인 친구 수에 집착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친구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정한 ‘친구의 기준’도 귀띔했다. “대화가 통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 약간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사람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온라인에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긴 어렵지만 e메일 등의 수단을 통해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어 끊임없이 우정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흔히 직장 선후배보다는 친구관계가 더 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기시미 씨는 “직장 인간관계보다 더 어려운 게 친구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관계를 세 범주(부모-자식, 친구, 직장동료)로 나눴다. 업무상 인간관계는 ‘성과’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에 마음에 맞지 않아도 협력할 의지가 생긴다. 하지만 친구관계는 강제성이 없다. 관계를 맺거나, 보다 깊은 관계를 갖기 위해선 업무상의 관계에 비해 2, 3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관태’라는 말이 관계 맺기를 회피하기 위한 변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복잡한 갈등을 회피하기 위한 심리적 방어기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 역시 관계로 고민하던 청년기를 보내 그 상실감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상처받지 않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돼선 안 되고, 어려울수록 그 관계 속에 직접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미 씨는 “인간관계를 망치는 주범은 ‘열등감’이며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얻으려면 자신을 둘러싼 콤플렉스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55cm에 불과한 단신에 열등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대학시절 한 친구로부터 “네가 몸집이 작아 위압감을 주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말을 듣고 콤플렉스를 떨치게 됐다고 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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