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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기자의 숨은서울찾기]명동 만화의 거리 ‘재미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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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기자의 숨은서울찾기]명동 만화의 거리 ‘재미路’

동아일보입력 2014-02-03 03:00수정 2014-02-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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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찌빠, 달려라 하니, 공포의 외인구단, 식객, 미생…
추억과 꿈이 교차, 한국 만화 1번가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남산 애니메이션센터 450m구간에 마련된 만화의 거리 ‘재미로’에는 국내 만화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재미로 초입 퍼시픽호텔 벽면에 붙은 ‘만화 대 만화’ 전시물(위 사진). 국내 유명 작가들의 대표 캐릭터들을 조명으로 만들어 남산 옹벽에 전시한 작품(가운데 사진)과 재미랑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장소인 2층의 만화 ‘미생’ 스튜디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서울산업통상진흥원 제공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이란 없어.”(인기 만화 ‘미생’ 중)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인기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중)

이 대사를 본 순간 가슴 설렌 이들이라면 한번쯤 가 볼 곳이 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3번 출구. 상점들이 즐비한 명동 번화가의 반대편에 자리 잡은 만화의 거리 ‘재미로(路)’다. 서울 명동 한복판에 웬 만화냐 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울은 ‘알고 보면’ 만화의 도시다. 1974년 꼬마들을 웃기고 울린 말썽꾸러기 로봇 ‘찌빠’, 1988년 ‘달려라 하니’, 2002년 가상의 왕족 로맨스를 다룬 만화 ‘궁’까지…. 시대와 세대를 넘어 모두 고향이 서울인 주인공이다. 찌빠네 집은 서울 덕성여대 근처 주택가에 있고, 하니가 엄마 생각에 눈물을 훔치며 달리던 곳은 서울 강동구 성내중학교 뒷길이며, 궁의 주인공들이 로맨스를 펼치던 공간은 경복궁이다.

○ 포인트① 식객 vs 공포의 외인구단


일본의 도쿄 야마노테선 다카다노바바역에 내리면 역 주변 벽면 등에 ‘우주 소년 아톰’ 등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만화 그림이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역 플랫폼에서는 아톰의 주제곡이 흐르기도 한다. 아톰 캐릭터를 만든 일본의 인기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1928∼89)의 주요 활동 무대를 추억하는 장소다.

한국에도 그런 길이 있다. 재미로에 들어서면 1980년대를 주름잡던 당대의 최고 만화 작가이자 라이벌이 관람객을 맞는다. 퍼시픽호텔의 대형 벽면에 허영만 작가의 ‘식객’과 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라이벌 구도로 그려 놓은 ‘만화 대 만화’ 코너다. 이곳은 만화계 거장들을 위해 마련된 특별한 공간. 재미로를 운영하는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앞으로 이곳에 ‘조명가게’ ‘순정만화’를 그린 강풀 작가와, ‘이끼’와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처럼 한국 만화의 새로운 라이벌이나 한국 만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 포인트② 인기 만화 작가 40명의 캐릭터 부활


재미로 거리의 끝자락인 숭의여대 방면 남산 옹벽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 40명의 인기 캐릭터가 조명 작품으로 새로 태어났다. 이른바 ‘만화 언덕’. 원수연 작가의 ‘풀 하우스’, 김성환 작가의 ‘고바우 영감’ 등 친근한 캐릭터들을 발견하고 이름을 맞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재미로 골목 주변에는 작가들의 손길도 묻어 있다. 대나무집과 언덕식당 쪽 골목길에는 정은향·심차섭 작가가 손수 만든 악어와 부엉이 인형들이 시멘트 벽 군데군데 붙어 있다. 근처 편의점 앞길에는 ‘달려라 하니’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라이벌 나애리를 제치고 결승점을 통과하는 모습이 살아 있는 듯 보여 기념사진을 찍기에 좋다. 재미로를 위해 원로 만화가부터 신인 작가까지 수십 명이 아이디어 회의에도 참석하고 콘텐츠까지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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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인트③ 인기 작가 습작 공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만화 문화 공간 ‘재미랑’은 추위를 피해 쉬어 갈 수 있는 공간. 내년 4월까지 인기 작가 9명의 만화를 미니 스튜디오 형식으로 꾸민 기획전 ‘만화네 집들이’ 전시가 열린다. 특히 2층에 마련된 윤태호 작가의 ‘미생’ 스튜디오에는 미생 캐릭터를 구상하며 그린 습작부터 또 다른 히트작 ‘이끼’를 준비하며 그렸던 스케치를 엿볼 수 있다.

신진 작가의 작품도 시선을 모은다. 대부업자에게 쫓기다 우연히 ‘금자탕’이라는 대형 목욕탕에 숨어든 취업 준비생 허세가 최고의 때밀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은 하일권 작가의 ‘목욕의 신’부터 한국 전통 신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 스튜디오를 구경할 수 있다.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되며 무료. 월요일·공휴일은 휴무.

재미랑 4층에는 따뜻한 온돌방에 앉아 옛 명작과 인기 신권을 볼 수 있는 만화 다락방이 있다. 무료. 2월부터 매주 토요일 유명 만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한다. 재미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만화 공연이나 전시를 하고 있어 또 다른 만화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명동 만화의 거리#재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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