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美 스타트업 도전정신 한수 배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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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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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미래부 ‘실리콘밸리 대학생 인턴’ 사업
합격자 3인이 밝히는 포부와 계획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 등이 주관하는 ‘ICT 글로벌 인턴십’ 최종 합격자인 박일권, 최한별, 홍영기 씨(맨위쪽부터). 사진 제공 박일권, 최한별, 홍영기 씨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 등이 주관하는 ‘ICT 글로벌 인턴십’ 최종 합격자인 박일권, 최한별, 홍영기 씨(맨위쪽부터). 사진 제공 박일권, 최한별, 홍영기 씨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가 손잡고 지난해부터 추진한 ‘실리콘밸리 대학생 인턴’이 20일 최종 확정됐다. 이번 ‘글로벌 ICT 학점 연계 프로젝트 인턴십’ 프로그램에는 학교장 추천을 받은 정보통신 전공 대학생 29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6 대 1에 달했다. 서류 심사와 현지 기업의 화상·대면 면접을 통해 5명이 뽑혔다.

이들은 2월 하순부터 1개월간 IITP의 국내 연수를 받은 후 3월 하순 출국해 5개월 동안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한다. 실무 경험을 쌓으며 학교로부터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 정부가 항공료, 인턴 비자 발급비, 해외 체재비 등 1500만 원을, 현지 기업이 월 1000달러씩 5000달러를 부담한다. 이 외에 국내 연수 시 인턴 수당을 포함해 1인당 받는 지원금은 2100만 원가량이다.

이들이 일할 실리콘밸리 기업은 휴대용 의약품 성분 분석기 및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Stratio’, 모바일 고객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회사 ‘UJET’ 등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 5곳이다.

21일 합격자들로부터 앞으로의 포부와 실리콘밸리에서의 계획을 들어 보았다.

박일권 씨(24·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융합산업공학과3)는 “실리콘밸리에서 지금 뛰고 있는 창업자들에게 창업의 ‘애티튜드’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난해 여름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갔다 우연히 알게 된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이야기를 나누다 깜짝 놀랐다. 그 CEO는 자신과 동갑이었고 창업 경험에 대해 자신 있게 설명했다. 박 씨는 “한국에서는 창업하다 실패하면 20대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부담을 지기 때문에 시작하기 어려워하는데 실리콘밸리에 가면 그들의 정신을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한별 씨(22·여·세종대 디지털콘텐츠학과3)는 사람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인문학이 숨쉬는’ 앱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자바(JAVA) 과목을 들으며 앱 개발에 눈을 뜬 최 씨는 지하철 긴급 상황 알림 및 신고 시스템인 ‘안전바라기’ 앱을 학교 친구들과 함께 개발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당황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술을 어떻게 쓸 수 있을지 고민한 것이다. 국민안전처의 자료를 수집하고 지하철 사고 기사 내용을 분석했다. ‘사람 중심’이라는 생각을 앱 개발에 반영한 것. 최 씨는 “실리콘밸리에서 앱을 어떻게 디자인할지, 사람들이 쓰기 편한 디자인을 한 수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홍영기 씨(25·고려대 컴퓨터공학과4)는 “대기업에서는 전체 중 일부분만 인턴으로 경험할 수 있는데 미국 스타트업에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전체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테슬라처럼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미국의 기업 문화를 제대로 배울 계획이다.

이번에 지원한 29명의 학생들은 사실 성적이 매우 좋은 편이다. 경력과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이 도전장을 냈다는 얘기다. 박 씨는 현지 기업 면접을 통과한 것에 대해 “뭐든지 우선 해보는 건 손해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떻게 이런 데 되겠어’라는 생각 대신 ‘떨어져도 아직 나는 20대’라고 마음먹고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면접 방식은 국내와는 조금 달랐다고 한다. 최 씨는 “보통 면접관이 질문을 하고 지원자는 대답을 하는데, 지원자에게 먼저 기업에 대해 궁금한 점을 말하라고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설명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극적으로 응대하면 곧 면접이 끝나 버릴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홍 씨는 “자기 소개는 5분 정도만 할 수 있었고 나머지 25분은 프로그래밍하는 실력을 봤다”고 설명했다. 25분간 선호하는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알고리즘을 짜는 시간을 가졌다. 인사 담당자는 ‘시간이 덜 걸리려면 이렇게 코딩하는 게 좋지 않았겠느냐’는 의견을 전해 오기도 했다. 미국 기업들인 만큼 공학도일지라도 영어로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홍 씨는 “자신의 프로그램 구현 능력을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년, 10년 뒤의 모습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합격자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또박또박 말했다. 아직 미래는 알 수 없지만 5개월간의 실리콘밸리 경험은 그들을 더욱 성장시켜 줄 것임이 분명하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 ‘청년드림 실리콘밸리캠프’를 개관한 이후 실리콘밸리 KIC와 인턴십 프로젝트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업해 왔다. IITP, KIC는 인턴십을 경험한 대학생들이 실리콘밸리의 창의적인 문화를 한국에 전파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험을 창업과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미래부#실리콘밸리#대학생#인턴#사업#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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