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新제조업 체질 개선… 다시 일어선 유럽의 공업도시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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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쇠락 예테보리-오덴세… 자율차 시험장-중장비 도시로 변신
대기업 공장 유치 일자리 늘리기도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는 조선업이 침체하자 린드홀멘 과학단지를 세운 뒤 350여 개의 국내외 기업을 유치해 활로를 찾았다. 린드홀멘 과학단지 홈페이지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는 조선업이 침체하자 린드홀멘 과학단지를 세운 뒤 350여 개의 국내외 기업을 유치해 활로를 찾았다. 린드홀멘 과학단지 홈페이지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시는 조선업으로 번창했다가 쇠락한 공업도시다. 대량 실직이 일어나고 지역 경제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지역 산업의 체질 변화에 나섰다. 스웨덴 SP국립시험연구소와 기술전문대 샬메르스대는 2007년 예테보리에 자동차주행시험장 ‘아스타제로’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이 적극 협조했다. 볼보 스카니아 등 자동차 기업을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였고 이제는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시험을 이곳에서 진행할 정도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 지역 린드홀멘 과학단지에는 선박모터 등을 제조했던 기존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 대학들이 한데 어우러져 미래교통 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기존 제조업에 신기술을 적용한 신(新)제조업이 ‘한국판 군산’, ‘한국판 울산’을 침체의 늪에서 일으켜 세웠다.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지역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생기업을 찾아 협업 플랫폼을 만들어 낸 점이 특징이다.

덴마크 오덴세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 그룹의 자회사 오덴세철강조선소(OSS)는 2009년 경영악화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는 오덴세가 도시산업을 재편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조선소 터는 ‘린도 산업단지’로 개발돼 굴착사업, 중공업, 풍력발전 관련 회사들이 들어섰다. 바다와 가까워 중장비를 운반하기 용이하다는 오덴세의 장점을 잘 살린 것이다.

대기업들의 제조공장을 유치해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유럽의 소도시들도 있다. 폴란드 남서쪽 브로츠와프에서 서쪽으로 약 70km 거리에 있는 야보르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테크 엔진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장에서는 승용차용 4기통 가솔린과 디젤 엔진뿐만 아니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량용 엔진도 생산할 계획이다. 벤츠는 이 지역에서 원래 계획했던 500명보다 고용을 2배로 늘려 내년 하반기 생산이 시작될 때까지 1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세계최대 자동차부품기업 독일 보쉬의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의 공장에는 2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보쉬는 2011년부터 이 공장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지만 우려와는 달리 고용은 오히려 늘었다. 보쉬의 한 수석엔지니어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과학자까지 더 많은 인력을 고용했다”며 “로봇을 고용해도 비슷한 작업을 해야 할 사람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조은아·위은지 기자
#제조업#공업#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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