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금리 본격 상승 가능성 낮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공동락 대신증권 리서치&전략본부 연구위원
공동락 대신증권 리서치&전략본부 연구위원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1년 만의 인상이었다.

금통위는 금융 안정을 금리 인상 근거로 내세웠다. 하반기(7∼12월)부터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 안정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완화적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인상도 할 수 있다는 매파적인 견해를 숨기지 않았다.

통화 당국이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두자 금융시장은 과연 금리가 더 올라갈지, 인상되면 그 폭은 얼마일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결론은 금리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장기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과 무관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인상됐다고 시중금리가 무조건 동반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첫 번째 근거는 경기 둔화 우려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향후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은은 금융 안정에 방점을 찍었지만 경기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도 인정했다. 올해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발표할 때마다 낮아져 연초 3.0%에서 현재 2.7%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성장률 3.1%와 비교하면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하다.

둘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도 약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경제는 그동안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이 8차례 누적되면서 긴축에 따른 피로감이 불거지고 있다. 금리 동향에 민감한 주택시장의 거래 둔화가 감지됐고, 미국 증시가 최근 가파른 조정을 겪은 것도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발언하자 내년 금리 인상 속도 변화를 예고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교과서적으로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중금리도 올라가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이는 연속적이고 추세적일 경우에만 성립되는 것이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며 결과적으로 시중금리 인상 흐름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 더욱이 앞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현 시점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공동락 대신증권 리서치&전략본부 연구위원
#금리#금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