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원유선물 기초로 한 ETF 유망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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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2016년 2월 배럴당 20달러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어느새 70달러를 돌파했다. 2년 3개월 만에 170%가량 올랐다.

국제유가가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다. 지난해 초 시작된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효과가 나타난 결과다.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석유 수요가 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석유 재고도 감소세에 돌입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는 이유는 다르다. 시리아 공습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시리아는 주요 산유국이 아니지만 관련된 국가가 적지 않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이란 등 주요 동맹국들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여기에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종파 갈등까지 더해졌다.

이런 갈등 양상은 단기적으로 유가 급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10일(현지 시간) 대(對)이란 경제제재 재개를 발표했다. 이란은 올해 3월 기준으로 하루 38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내수 물량은 172만 배럴, 수출은 210만 배럴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재개되면서 한국과 일본 수출 물량을 중심으로 하루 50만 배럴가량의 공급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과거처럼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이란의 강경파 득세로 핵 협정 파기 등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는다면 하루 100만 배럴 가까운 공급 감소가 발생할 수도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기간 추가 연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올해 말까지 하루 180만 배럴 정도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최근엔 OPEC의 실질적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감산 기간의 추가 연장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른 국가들의 감산 기간 연장 여부는 다음 달 22일과 11월 말로 예정된 산유국 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라면 원유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거나 미국 증시의 자원개발 섹터에 투자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의 하방 경직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원유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원유#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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