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서버 늘리는 구글-아마존 덕 보는 반도체株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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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15조6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최근 발표했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영향이 크다.

그렇다면 2분기(4∼6월) 실적은 어떨까.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살펴보자. 일단 낸드플래시 수익성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낸드플래시 수요도 줄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갤럭시S9 판매 전망도 최근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메모리반도체 중 D램 가격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 D램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D램 공급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서버용 D램 수요가 너무 많아서 모바일 D램 가격도 따라서 올라가는 상황이다. 서버용 D램은 최근 2, 3년 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PC D램, 모바일 D램 등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D램과 달리 서버용 D램은 대형 서버 등에 사용된다.

서버용 D램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 덕분이다. 1분기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의 실적엔 공통점이 있다. 설비투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건설하면서 여기에 사용될 반도체 구매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데이터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분야와 기업의 데이터 관리 비용을 절감해주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위해선 데이터센터가 필수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산업의 선두인 아마존은 아마존 웹서비스(AWS) 사업을 기반으로 2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 모바일 운영체제(OS) 기반의 광고 수익이 주요 수익원이다. 페이스북은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투자로 수익성은 소폭 악화됐지만 당분간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를 전망하기 위해 얼마 전까지는 스마트폰 산업을 주목해야 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비중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기업이 데이터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반도체 수요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해당 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이들의 설비투자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판단할 수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
#반도체#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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