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글로벌 호황 계속… 투자 줄일때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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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2000년대 초 한국 사회는 ‘부자’라는 말에 훅 빠져들었다. 당시 유행어였던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문구처럼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부자가 되는 꿈을 부추겼다.

역설적으로 저축만으로는 부자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이 무렵이다. 흔히 말하는 ‘저축의 미덕’이 저금리 시대의 도래와 함께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은행 예금이 부자 되기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계의 순이자 소득은 2004년 약 14조 원에서 이듬해 6조 원 아래로 급감했고, 2006년엔 1조7000억 원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이른바 ‘예금의 배신’이다.

하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예금은 기대를 저버렸지만 부동산과 주식 가치가 오르면서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순자산 비율은 2003년 3배에서 2007년 4.1배까지 상승했다. 결과적으론 부자 되기에 성공한 것이다.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찾아왔다. 가계 자산은 제자리걸음했다. 2016년 가계 순이자 소득은 마이너스 5조7000억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돈이 많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행해지기 쉽다. 한국 사회는 다시금 부자가 되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지난해 코스닥 레버리지와 가상통화 투자는 이런 열망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곳곳에서 주식과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일확천금까지는 아니어도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려는 노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준금리 1.5%와 한국은행의 목표 물가 2%를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고정 이자수익만으로는 자산을 불리기 힘든 환경이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일본의 금리 변화를 눈여겨보자. 돌이켜보면 일본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글로벌 경제 호황이 끝나간다는 신호였다. 9회 야구로 치면 경기 사이클이 7회 말쯤 됐다는 의미다. 이때는 조금씩 자산을 현금화해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일본이 금리를 올리는 시점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1∼6월)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아직은 투자를 늘릴 때라는 뜻이다. 글로벌 경기가 호황 국면을 이어가고 있고 한국 실질금리는 아직 마이너스다. 올해부터 진짜 ‘대박’의 주인공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든 미국이든 어느 곳이라도 주식에 투자할 때다.

‘강세장은 근심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근심의 벽에서 머뭇거리지 말고 벽을 타고 올라야 부자의 세계에 발을 디딜 수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투자#재테크#금융위기#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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