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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생심’ 자체브랜드 만들어 고급화… 1만원 이상은 무료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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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생심’ 자체브랜드 만들어 고급화… 1만원 이상은 무료배송

이지훈기자 입력 2017-11-23 03:00수정 2017-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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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골목시장]<4> 광주 양동건어물시장

‘건어물 특화 거리’로 지정된 광주 서구의 양동건어물시장. 지난해 골목형 시장 사업에 선정돼 간판 디자인 통일, 브랜드 로고 제작 등의 현대화 사업을 했다(위 사진). 건어물시장 안에는 ‘대박나길’과 ‘행복하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골목길 두 곳이 있다. 광주=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광주에는 ‘남도 최고’라 불리는 시장이 있다. 광주 서구에 위치한 양동시장이다. 양동시장은 7개 시장이 모인 ‘통합시장’이다. 양동건어물시장을 비롯해 양동닭전길시장, 양동수산시장, 양동산업용품시장 등이 모여 수산물, 닭, 건어물 등을 각각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화 거리’를 조성해 2017년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한 시장이 있다. ‘양동건어물시장’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 시행하는 ‘골목형 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된 양동건어물시장은 현대화에 박차를 가해 지금은 ‘지역 명물’을 넘어 ‘전국 명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 ‘브랜드 특화’ 성공한 양동건어물시장…‘건물생심’ 브랜드에 문어 캐릭터까지

10일 찾은 양동건어물시장 입구엔 보라색 문어 캐릭터의 대형 조형물이 놓인 포토존이 마련돼 있었다. 십(十)자로 갈린 시장 골목 바닥엔 ‘대박나길’ ‘행복하길’이라는 문구가 노란색 페인트로 쓰여 있어 친근함을 더했다. 각종 건어물을 판매하는 65개 점포의 간판은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성 있게 정비돼 있었다. 매대에 놓은 건어물들은 브랜드 로고가 찍힌 비닐 포장으로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이 시장 상인회의 ‘브랜드 특화 사업’ 일환으로 1년 만에 바뀐 것들이다.

양동건어물시장 상인회 이명근 회장은 “재래시장 물건은 저렴하고 질이 좋은데 포장 재질이 낡고 보기에 좋지 않아 외면받는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장 자체 브랜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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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건어물시장의 자체 브랜드명은 ‘건물생심’이다. 물건을 보면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뜻의 한자성어 견물생심(見物生心)에서 따왔다. 이 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우리 시장의 상품들을 보면 구매욕이 생겼으면 한다는 바람을 담아 ‘건물생심’ ‘누구나 탐내는 건어물’이라는 브랜드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인회는 ‘건물생심’이라는 이름으로 상표 등록도 마쳤다.

문어 모양 캐릭터도 ‘브랜드 특화 사업’의 일환이다. 포장지뿐 아니라 시장 입구, 쉼터 등에 시장을 상징하는 문어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 이 회장은 “보통 재래시장에 대한 고정관념인 ‘촌스러움’을 탈피하기 위해 세련된 느낌의 문어 캐릭터를 개발했다”며 “고객이나 관광객들이 문어 조형물이 설치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많이 찍곤 한다”고 말했다.

고객 편의 확보를 위해 2015년부터는 자체 배송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광주 내 배송 주문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당일 배송’을 해주고 있다. 구입 금액이 1만 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을 해주고 1만 원 미만에는 배송비 3000원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보통 주5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한 달에 140∼150건 정도 배송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배송 문의를 받는 콜센터도 마련해 직원을 고용하는 등 고용창출 효과도 있다고 한다.

온라인 시대에 발맞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 등 인터넷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정부 지원을 받아 상인들이 컴퓨터 및 스마트폰 이용 교육을 받았다. 65개 모든 점포가 각각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인회가 주최가 되어 페이스북 등 SNS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젊은 고객들에게도 어필하기 위해 SNS로 소통하려고 애쓴다”며 “명절이 되면 선물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의 사진과 가격 정보 등을 올려 온라인 배송 문의도 받는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몇몇 상인은 ‘건어물 조리 레시피’를 만들어 인터넷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멸치 볶는 법, 육수 내는 법, 자반 무쳐 먹는 법, 문어 달이는 법 등 레시피도 다양하다.

○ 65년 전통의 전통시장…‘건어물 경매 허브’로 이름나

양동건어물시장이 위치한 양동시장의 역사는 6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동천(川) 인근에 상인들이 건어물, 옷, 채소, 수산물 등 물건을 들고 와 사고팔았다. 1986년 정식으로 양동시장 상인회 등록을 한 뒤 점포 형태의 시장이 생겨났다.

시장이 위치한 광주엔 바다가 없지만 이곳은 ‘건어물 경매 허브(hub)’로 이름나 있다. 해남, 목포, 삼천포, 남해안, 여수 등 남도 인근 바다에서 공수한 건어물을 경매하는 상인들이 집결하는 곳이라서다. 여름철에는 멸치, 미역, 새우가 유명하고 10월부터는 김, 자반이 주로 생산된다. 이 회장은 “날마다 기사분들이 전국의 해안 지방에서 건어물을 가지고 이곳 양동시장에 모인다”며 “이 때문에 싱싱하고 질 좋은 건어물이 공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어물 특화 거리’로 유명해지자 상인회는 직접 건조시설을 만들어 건어물을 생산하는 방안도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건어물 생산의 중요한 방식인 ‘건조’가 기후나 날씨의 영향을 받는 데다 건조장이 마땅치 않아서 생산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질 좋은 건어물을 취급하는 산지에 직접 가서 위탁 판매하는 형태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양동건어물시장의 또 다른 자랑은 상인들끼리의 끈끈한 우정이다. 127명으로 구성된 상인회는 1년에 두 번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해 상인들이 모여 연탄 나르기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년에 한 번 전국 각지의 선진 시장을 탐방하는 등 시장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남다른 노력도 하고 있다. 그 결과 ‘견학 가던’ 시장에서 ‘견학 오는’ 시장이 됐다. 올 초 충북 음성의 무국시장, 전남 여수 서시장 등에서 100여 명의 상인이 이곳 양동건어물시장으로 견학을 오기도 했다.

광주=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광주#양동건어물시장#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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