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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새해 특집]美-日-유럽 제조업 부활… ‘신흥국 생산-선진국 소비’틀 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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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새해 특집]美-日-유럽 제조업 부활… ‘신흥국 생산-선진국 소비’틀 깨져

동아일보입력 2014-01-01 03:00수정 2014-01-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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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뉴 노멀 시대/한국경제 새 길을 찾는다]
<1>美 출구전략 시작… 비정상의 정상화 신호탄
《 세계 경제가 올해 변곡점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1월부터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단행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도입된 비정상적 경제운용 체제인, ‘뉴 노멀(New Normal)’의 시대가 6년 만에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이후 전개될 ‘포스트(Post) 뉴 노멀’ 시대에는 선진국 경제가 회복되는 가운데 3∼5년 동안 신흥국은 성장이 둔화돼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경제의 물줄기가 바뀌는 ‘포스트 뉴 노멀’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한 ‘한국 경제의 새 길’을 모색한다. 》

지난해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오후. 일본 도쿄(東京) 긴자(銀座)의 미쓰코시(三越)백화점. 1층 명품 코너는 연말 쇼핑에 나선 고객들로 매장마다 붐볐다.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연말 보너스가 많이 나와 지난해보다 선물 구입비를 갑절로 늘렸다”며 아내에게 선물할 15만 엔(약 152만 원)짜리 핸드백을 골라 들었다. 요즘 일본 노인들 사이에서는 “종전(終戰) 후에 이렇게 가슴이 뛰어 본 적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일본 경제의 봄바람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도쿄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오타(大田) 구의 실린더 제조 중소기업 난부(南武)의 니카이도 히데유키(二階堂英之) 전무는 “엔화 약세와 대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되살아나 경기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 선진국들의 부활

동아일보가 지난해 12월 KOTRA,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미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47개국 경제단체 및 경제연구소 소속 경제 전문가 87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2.7%가 미국의 금리 정상화 시점으로 2014년 하반기∼2015년을 꼽았다.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 인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정상적인 위기 대응 체제인 ‘뉴 노멀 시대’가 막을 내린다는 뜻이다.

뉴 노멀 이후를 뜻하는 ‘포스트 뉴 노멀’ 시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선진국이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5년 후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국가나 경제권을 묻는 질문에도 미국(53.2%)이 중국(35.1%)을 압도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2014∼2018년 평균 성장률이 3.2%로 경제위기 전인 2004∼2008년 평균 성장률(2.3%)보다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마노 히데오(熊野英生) 일본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부터는 선진국 경제가 양적완화 등 경기 부양책에 의존하지 않고도 민간 부문의 활력을 통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 회복에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는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재점화(22.4%)와 미국의 출구전략(18.9%)이 꼽혔다.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 재정이 허술한 국가의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재침체’나 ‘신흥국의 장기 침체’ 시나리오에 대해 각각 43.6%와 52.9%가 ‘가능성이 낮다’고 답해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도 64.4%나 됐다. 특히 10년 후 세계 경제를 견인할 국가로 중국(49.6%)을 꼽은 응답자가 미국(30.8%)보다 많았다.

○ 한국 경제에는 양날의 칼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는 한국 경제에는 ‘양날의 칼’이다. 당장은 수출 증가로 경제가 반등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후발 신흥국은 물론이고 부활한 선진국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유럽 일본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것이 신흥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 전문가들의 절반에 육박하는 44.8%나 됐다. 응답자의 31.0%는 선진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로 ‘신흥국이 생산하고 선진국이 소비’하는 전통적인 글로벌 경제 분업 구조가 해체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계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더라도 일자리 부족, 투자 부진 등의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각국 경제 전문가들은 자국의 구조적 문제로 정부의 과도한 부채 문제(24.8%) 외에 일자리 부족(17.6%), 소득계층 간 양극화(13.7%), 투자 부진(12.4%), 고령화(9.2%) 등을 꼽았다.

한국 경제 역시 1000조 원에 이르는 가계 부채, 인구 고령화, 청년 실업 등의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이 포스트 뉴 노멀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업이 융합되는 ‘창조 제조업’을 육성하고 신흥시장의 내수시장을 공략해 소득과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경제연구실장은 “선진국의 부활과 신흥국의 성장 둔화 등 변화의 흐름에 맞춰 경제 체질을 바꾸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포스트 뉴 노멀(Post New Normal) ::

2008 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비정상적 경제의 정상화 과정’을 뜻하는 용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위기 대응 체제인 ‘뉴 노멀’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경제 질서로 재편되는 ‘포스트 뉴 노멀’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싣는 순서>

<2> 선진국은 ‘3차 산업혁명’ 중
<3> 브레이크 걸린 신흥국, 기회는 있다
<4> ‘화이트칼라’에서 ‘레인보 칼라’로
<5> 일하는 노년이 성장동력

▼ OECD 21개국-비회원 26개국 전문가 87명 응답 ▼

본보 글로벌 설문조사 어떻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의 판도를 바꿨다. 정보기술(IT) 혁명과 신흥국의 부상으로 높은 경제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구가하던 호황이 끝났고, 위기 이후 장기 저성장과 실업률 증가 등의 공통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 ‘핌코’의 무함마드 엘에리언 공동대표는 이 시기를 ‘뉴 노멀시대’로 정의했다.

최근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고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포스트 뉴 노멀 시대’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비정상적인 위기 대응 체제가 사라진 이후인 ‘포스트 뉴 노멀’ 시대의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동아일보는 포스트 뉴 노멀 시대를 전망하고 한국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가 임박했던 지난해 12월 20일부터 KOTRA 해외무역관을 통해 글로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21개국 34명, 26개 비OECD 회원국 53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설문의 구성과 분석은 현대경제연구원의 도움을 받았다.

<특별취재팀>

팀장=박용 경제부 차장
이상훈 문병기 정임수 기자 (경제부) 박현진 뉴욕 이헌진 베이징 박형준 도쿄 특파원(국제부)


#선진국#제조업#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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