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영화-드라마 속 PPL, 소비자 거부감 줄이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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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product placement)은 영화나 TV 드라마 등에 기업이 물품이나 제작비를 협찬하고 그 대가로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간접광고를 일컫는 말이다. PPL은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일반 광고보다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007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타는 자동차(본드카)가 화제가 된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PPL의 효과는 충분히 입증됐다.

PPL 광고주들은 자사 브랜드가 최대한 많이 노출되고 또 긍정적으로 보이도록 해 달라고 요구한다. 반면 극의 내용 전개와 관련이 없거나 브랜드를 과다하게 노출하면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PPL이 등장할 때 해당 영화나 드라마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독일 뮌스터대와 바우하우스대 연구진이 최근 7분짜리 단편 영화를 가지고 실험해봤다. PPL이 전혀 없는 버전부터 과다하게 들어간 버전까지 다양한 편집본을 준비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영화 평점을 매겨 달라 했다.

PPL이 없는 경우의 영화 평점은 5.88(7점 척도)로 나타났다. 중간 정도의 PPL이 들어간 경우는 5.05, 과다하게 들어간 경우는 4.65로 점차 낮아졌다. PPL 노출 정도를 더욱 세밀하게 구분해 6개 편집본으로 실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PPL이 많아질수록 영화의 평점은 명확하게 낮아졌다.

심리적 반발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설득의 메시지를 볼 때 자신의 자유를 침해당한다고 느낀다. PPL과 같은 브랜드 광고 메시지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져 보는 사람의 심리적 반발을 유발한다.

이 연구는 PPL이 해당 영화나 드라마의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콘텐츠 제작업체들은 PPL을 통한 수익 창출과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상충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PPL을 활용할 때에는 내용 전개상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을 잘 유지해 심리적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어야 한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ppl#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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