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쓴소리 할줄아는 직원이 많아야 회사가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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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력, 민첩성, 창의성, 유연성, 성실성, 원만한 성격 등 현대 사회의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여러 능력을 크게 나누어보면 업무능력과 인성, 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러나 사람은 복합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전인적 인성은 쉽게 알 수 없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공자가 사람을 평가하거나 스스로를 다스리는 덕목으로 충(忠)을 제시했던 것 같다. 이 충은 곧잘 현대어의 ‘충성(忠誠)’으로 번역되곤 하는데, 나를 키워주는 윗사람에 대한 복종이나 개가 주인에게 하는 복종도 때로는 ‘충성’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니 부정적 이미지가 느껴진다.

공자가 말한 충은 그와는 매우 다르다. 충은 ‘중(中)’과 ‘심(心)’이라는 한자로 구성돼 있다. 글자 그대로 ‘가운데 마음’, 즉 ‘속마음’이라는 뜻이다. 조금 더 의미를 확장하면 진실한 마음, 정성스러운 마음 등이 된다. 타인이나 조직에 내 몸과 마음을 갖다 바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할 때 내 진심을 다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논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등장한다.

자장(子張)이 “영윤(令尹·오늘날 국무총리에 해당) 자문(子文)이 세 번 영윤이 되면서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고, 세 번 벼슬을 그만두면서도 서운해하는 기색이 없으며, 옛날 자신이 맡은 영윤의 일을 반드시 신임 영윤에게 상세히 알려줬습니다. 이 사람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공자가 “충성스럽다”라고 대답했다.

당시는 자기가 맡은 벼슬을 그만두면 아무런 조치 없이 떠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은 시대였지만 자문은 스스로 신임 영윤에게 업무인계를 철저히 하고 떠났다. 자문은 어디에 충성한 것일까? 국가인가? 임금인가? 후임자인가?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불편해서 견딜 수 없어서 자기의 진실한 속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 이것이 충성이다. 충성이란 바로 자기의 진실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조직이나 윗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거기에 쓴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직원이 많아야 기업이 산다.

이치억 성신여대 동양사상연구소 연구교수 muha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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