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직원의 경외심과 조직 이익의 관계 따져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인간은 종종 남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한다. 이런 행동은 단기적으로 개인에게 손해를 입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인과 사회 모두에 이익을 준다. 친사회적 행동을 유발하는 다양한 요인 가운데 최근 주목받는 것은 경외심이다. 경외는 ‘공경하고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경외는 사회적 감정이다.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더 큰 범주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타인을 별개의 존재로 느끼기보다 자신과 연결된 존재로 받아들이게 된다. 따라서 경외심은 자아 개념을 축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자아가 작아지면 자신이 더 큰 사회 집단에 속했다는 것을 느끼게 돼 친사회적 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뉴욕대 등의 연구팀은 최근 5차례 연구를 통해 경외심과 친사회적 행동의 관계를 탐구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1519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경외심과 함께 흥겨움, 만족, 열정, 사랑, 자부심, 동정심 등의 긍정적 감정을 측정했다. 친사회적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독재자 게임을 했다. 참가자 두 명을 짝지은 다음 한 명은 결정자, 다른 한 명은 추종자 역할을 하게 했다. 결정자는 10달러 상품권 혹은 500달러 상당의 복권 중 하나를 선택해 상대방에게 일부를 나눠줄 수 있다. 결정자는 이를 혼자 모두 가져갈 수도 있고 추종자에게 일부를 나눠줄 수 있다.

연구 결과 경외심을 느끼는 성향이 높을수록 상대방과 보다 많이 나눴다. 이후 연구들에서는 인과성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경외심을 경험한 사람들이 보다 윤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관대했으며 친사회적 행동을 했다.

조직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친사회적 구성원이 많아야 한다. 구성원 간 협력과 자발적 참여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조직 외적으로도 친사회성이 필요하다. 영업직이나 판매 직원의 비윤리적 행위는 단기적으론 이익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나쁜 평판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조직과 사회에 도움을 주는 행동을 유발하기 위해 경외심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