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핫 이슈]박재완 “그레이 스완” 김중수 “한발짝 나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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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지표 회복기미 속… 두 경제 수장 잇따라 긍정적 전망 내놨는데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위기관리 대책회의에서 “최근 경기회복과 관련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경제상황을 ‘그레이 스완(Gray Swan·회색 백조)’이라는 용어를 써 평가했다. 그레이 스완이란 위험요인이 남아 있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경제상황을 뜻한다. 최근까지 우려했던 심각한 경기침체에 비해 한 단계 진전된 평가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이날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이젠 (세계경제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한 발짝 나갔다”고 말했다. 재정과 통화정책을 맡고 있는 두 기관의 수장이 같은 날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 곳곳에서 나타나는 경기회복 신호

최근 대외여건은 경기회복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21일까지 발표된 주요국 경제지표 60개 가운데 27개(45.0%)가 당초 예상보다 높았다.

특히 세계경제의 주요 2개국(G2)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최근 미국에서는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주택, 고용지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중국도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9%(연율 기준)를 기록해 2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17일(현지 시간) “농구에 비유하자면 미국 경제가 회복의 4쿼터 초반에 있다”며 “경제가 고무적일 정도로 탄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생산, 민간 소비 지표 등 국내 경제지표들 역시 지난해 말부터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광공업생산지수는 지난해 9∼11월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서비스업, 건설업, 민간 소비 지수도 지난해 11월 반등에 성공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5일 발표한 한국의 지난해 11월 경기선행지수 역시 100.71로 전월(100.53)보다 0.18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미약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3분기(7∼9월) 경기가 바닥을 친 이후 국내 기업생산과 소비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환율 등 불확실성은 여전”

민간 전문가들 역시 올해 경제상황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미국, 중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최근의 원-달러 환율 급락(원화 가치는 상승)으로 한국 수출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단언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미국은 ‘재정절벽 협상’이 남아 있고 중국도 아직 경기 회복을 점치기는 일러 세계경제의 하강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엔화 약세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가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회복을 자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경기 회복 전망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설비, 건설 투자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국내 투자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경제 회복세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박재완#김중수#경제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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