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한방에? 일단 종잣돈 만들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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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송충현 기자의 시시콜콜 금융투자] 투자 잔액 활용 어떻게 <끝>

송충현 기자가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 은행 콜센터 직원에게 적금별 특징과 장단점을 묻고 있다.
송충현 기자가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 은행 콜센터 직원에게 적금별 특징과 장단점을 묻고 있다.
《“재테크 잘하고 계시죠?” 이달 초 안부전화 도중 조혜진 삼성증권SNI 차장이 물었습니다. 조 차장은 ‘시시콜콜 금융투자’ 시리즈의 첫 회부터 제 금융투자 도우미 역할을 해왔습니다. “네. 도와주신 덕분에 차근차근 잘해 온 것 같아요.” 저는 자신 있게 답했습니다. “그럼 월급 들어오면 통장에 남은 돈 하나도 없이 다 빠져나가게 해두셨죠?” 움찔했습니다. “아니요. 지금 두 달 치 정도 월급이 남아 있는데….” 수화기 너머로 조 차장의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적금 안 드셨구나!”》

그렇습니다. ‘시시콜콜 금융투자’를 연재하며 만난 많은 전문가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조언에 어떻게 투자할지 갈피를 못 잡은 것도 사실입니다.

가장 고민이 컸던 것은 투자 잔액을 놓고 적금을 들 것인지, 아니면 주식투자를 할 것인지였습니다. 보험과 연금저축, 적립식 펀드 등에 돈을 넣고 나머지 금액으로 목돈이 모일 때까지 안정적인 투자를 할 것이냐,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이냐가 고민의 요지였습니다.

전문가의 의견도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만난 모 증권사 부장은 “적립식 펀드 하나 들어놓고 나머지는 다 주식에 투자하세요. 젊을 때 큰돈 투자하는 것도 아닌데 손해 나봤자 얼마나 나겠어요. 리스크(위험)를 안아야 시중 금리 이상을 벌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혹했습니다. 주식 투자가 잘 풀리면 금리 ‘플러스알파’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 뒤로 만난 몇몇 전문가도 우량주를 추천하며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아내 몰래 주식에 투자했다가 월급을 고스란히 날린 기억이 소심한 제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더 빨리, 더 많은 돈을 벌어 보겠다며 전문가들이 추천해 준 우량주 대신 친구가 추천해 준 종목에 투자했던 게 화근이었죠. 겁을 먹은 저는 그날 이후 월급을 통장에 고스란히 쌓아 놓기 시작했습니다.

조 차장은 미련을 버리라고 했습니다. “종잣돈 없이 주식투자에 나서면 원금을 금방 까먹게 돼 투자심리가 더 위축돼요. 우선은 1000만 원이든 2000만 원이든 종잣돈을 만드는 게 우선이에요. 정기적금 가입해 놓고 자동 이체해 놓으세요.”

통화가 끝난 뒤 바로 주거래 은행인 국민은행의 홈페이지 창을 열었습니다. 예금상품 메뉴를 찾아 들어가 상품을 훑어봤습니다. ‘첫재테크적금’이 눈에 띄었습니다. 월 30만 원 한도의 3년 만기 월 복리 상품이었습니다. 바로 가입했습니다.

다음은 더 큰 한도의 적금을 뒤적거렸습니다. 콜센터 직원에게 물어보니 직장인우대적금과 드림톡적금 중 하나가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인우대적금은 정액 적립, 드림톡적금은 자유 적립이었고 금리는 3년 만기 3.6%, 월 적립 한도는 300만 원으로 동일했습니다. 직장인우대적금을 택했습니다. 생활비와 경조사비 등을 뺀 나머지 금액은 전에 가입해 둔 스마트폰 적금을 이용해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월급날이 되면 모든 투자처로 돈이 알아서 빠져나가게 됐네요. 아무 재테크도 하지 않던 총각 시절 월급통장에 2000만 원 이상 쌓아뒀다가 은행 직원의 핀잔을 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많이 발전했습니다. 적립식 펀드는 내년에, 적금은 3년 뒤에 만기가 옵니다. 얼마가 모일지 벌써 궁금해지네요. 목돈이 모이면 다시 시시콜콜한 금융투자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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