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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일과 삶]윤문석 VM웨어 한국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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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일과 삶]윤문석 VM웨어 한국지사장

동아일보입력 2011-04-28 03:00수정 2011-04-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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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심는것처럼 경영에도 ‘때’가 있죠”
윤문석 VM웨어 한국지사장이 24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에 있는 자신의 주말농장에 심은 상추를 돌보고 있다. 윤 지사장은 “일주일만 파종을 늦춰도 생육시기를 놓치는 주말농장에서 채소를 키우다보니 기업을 경영할 때 적절한 타이밍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됐다”고 말했다. VM웨어 제공
“난(蘭)이 죽거나 시들면 마음이 아파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 30층 집무실에서 만난 윤문석 VM웨어 한국지사장은 난에 물을 주고 있었다. 윤 사장은 항상 책상 밑에 난 물받이 전용 그릇을 놓아둔다. 주말이면 눈비가 내려도 반드시 농장에 간다. “청상추 적상추 청경채 쑥갓 치커리 감자를 심었는데 한 주만 걸러도 ‘애들’ 상태가 나빠지더라고요. 두 번째 직업이라 할 수 있죠.” VM웨어는 최근 주목받는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이다. 하지만 윤 지사장의 취미는 아날로그적이었다.

○ 고통이 주는 쾌감에 중독되다

윤 지사장은 서울대 응용물리학과 70학번이다. 대학에 입학한 뒤 컴퓨터라는 기계를 처음 접했다. 도저히 손으로 풀어내지 못할 복잡한 수식을 순식간에 풀어내는 커다란 기계에 반해버렸다. “굉장히 신기했죠. 컴퓨터를 잘 활용하면 우리 삶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 사귄 여자친구처럼 그는 대학 4년을 컴퓨터와 씨름하며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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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취미도 있었다. 등산이었다. 주중에는 학교 인근 북한산 인수봉을, 주말과 방학 때면 전국의 명산을 찾아갔다. 25일간 산속에서 지낸 적도 있다. 산은 계절이 바뀌면 기다렸다는 듯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래서 그에게 산은 수식을 입력하면 정확한 값이 나오는 컴퓨터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산은 ‘고통이 주는 성취감’을 알려줬다. “높은 봉우리를 목표로 올라가면 곳곳에서 난관이 기다리죠. 온갖 난관이 있지만 몸으로 부딪쳐 극복하고 정상에 오르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쁩니다.”

정확함과 돌파력, 컴퓨터와 산에서 배운 특징은 업무로 오롯이 이어졌다. 1997년 한국오라클 부사장 때 그는 데이터베이스(DB)구축 프로그램과 전사적 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의 영업방식을 바꿨다. 과거에는 한 사람이 두 프로그램을 모두 파는 방식이었는데 이를 두 명이 각각 맡도록 했다. 그런데 ERP 영업팀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프로그램이라 영업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윤 지사장은 왜 두 영업을 나눠야 하는지, 나누면 무엇이 좋은지를 글로 써서 ERP팀 영업사원을 개인적으로 만났다. 1년 내내 직원을 설득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자 경쟁사에 뒤처졌던 ERP 판매가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라클 미국 본사에서도 윤 지사장의 실험을 벤치마킹해 팀을 두 개로 분리했다. 정확한 논리를 입력하고, 난관이 생기면 돌파하면서 나와야만 하는 결과를 반드시 얻어냈다. 그것이 컴퓨터와 산에서 배운 그의 일하는 방식이었다.

○ 주말농장 통해 경영철학 배워

5년 전부터 갖게 된 취미는 주말농장이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 집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서오릉에 산책을 다녀오다 주말농장 분양광고를 우연히 본 게 시작이었다.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16.5m²(5평)를 계약했다. “씨를 심으면 비를 맞아가며 잎이 자라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내 눈으로 직접 봅니다. 뻐꾸기 소리도 귀로 직접 듣습니다. 무엇보다 비료를 안 쓴 100% 유기농 식품을 내 손으로 직접 길러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에게 최근 주말농장은 경영철학을 배우는 학습공간이다. “상추와 고추를 심는 파종 시기가 각각 있는데 출장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일주일만 파종을 늦춰도 옆 농장보다 발육이 늦어요. 신규사업을 시작하거나 기존 사업을 접는 것도 마찬가지죠. ‘일주일만…’이라는 건 안 통하더군요.” 관심의 중요성도 배웠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서 크나 봅니다.” 주말농장에 다닌 이후 그는 회의 때 상석(上席)이 아닌 직원들 사이에 들어가 앉기 시작했다. 구성원에게 관심을 쏟기 위해서다.

윤 지사장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마지막 한마디를 보탰다. “‘솎아내기’도 배웁니다. 잘 자라고 있는 작물을 쳐낼 때는 안타깝지만 전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솎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저 자신도 VM웨어의 글로벌 지사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직원뿐 아니라 저 자신도 농작물이라 생각하고 하루하루 정성을 쏟습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 윤문석 대표는


△1951년 충남 아산 출생 △1974년 서울대 응용물리학과 졸업 △1977년∼1992년 ㈜대우 근무 △1993∼2000년 한국오라클 영업본부이사 △2000∼2004년 한국오라클 대표이사 △2004∼2005년 한국오라클 회장 △2005∼2009년 시만텍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2009∼2010년 한국테라데이타 사장 △2010년∼현재 VM웨어 한국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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