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자기소개서 만들기]어설픈 인용구-억지스러운 카피 금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정보기술(IT) 관련 대기업의 경영지원직에 지원한 K 씨.

남들은 취업 재수가 부담스러워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취업 눈높이를 낮췄지만 K 씨는 부모님 등 주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대기업 아니면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작년 하반기 공채에선 번번이 서류전형에서 미끄러졌다. 올 상반기 공채 일정이 속속 나오면서 K 씨 마음은

다급해졌다. 과연 작년 하반기 K 씨가 작성한 자기소개서에서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취업포털 커리어 경력개발연구소 고진선 컨설턴트가 조언한다.》

■ 경영지원직 희망하는 K 씨의 자기소개서

‘늦게 피는 꽃이 더 향기롭고 아름답다.’ 이 말은 제 경험을 토대로 만든 것입니다. 저는 2년이란 시간을 편입과 함께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유럽여행 중 영국 옥스퍼드대 도서관에 갔다가 ‘여기 있는 사람들과 다른 점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편입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1명을 뽑는 곳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완벽성과 완벽주의는 종이 한 장 차이.’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이라 긍정적인 마음과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고민 상담을 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패하더라도 이에 연연해하지 않고 그것을 발판 삼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제 장점입니다. 반면 사람들에게 실망을 줄까봐 매사에 신중을 기하는 편입니다. 간혹 ‘완벽성이 있다’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래서 너무 자신의 일에 얽매이지 않도록 몸과 마음의 여유를 적절히 가지려 노력합니다.

빛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예전에는 ‘빛을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까’였다면 이제는 ‘자연친화적이고 낮은 전력소비와 높은 효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까’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곧 발광다이오드(LED)가 없어서는 안 될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LED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경영지원팀에 입사해 글로벌 시장에서 LED 넘버원을 향해 끊임없는 배움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 채용전문가의 조언

K 씨가 400자로 제한한 성장과정란에 적은 글자 수는 490자다. 회사에서 글자 수를 제한했다면 꼭 그 범위 내에서 작성해야 한다. 본인이 선택한 인용구 ‘늦게 피는 꽃이 더 향기롭고 아름답다’는 내용 전개상 필요하지 않다. 문장연결도 매끄럽지 못하고 다 읽었을 때 편입했다는 것을 좋게 포장하려 했다는 인상만 남긴다.

‘여기 있는 사람들과 다른 점이 많구나’라고 적은 부분도 어떤 부분에서 다르다고 생각해 공부를 시작하게 됐는지 충분한 이유가 나타나 있지 않다.

기업에서 다른 부분에 비해 성장과정에 분량을 많이 줬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에서 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는 의미다. 자신의 경험 가운데 꼭 피력하고 싶은 부분을 곰곰이 생각해 본 후 회사의 지원 직무와 연결지어 작성하자.

‘완벽성과 완벽주의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적은 카피도 자신의 장단점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억지로 연결시킨 느낌이 강하다. 또 단순히 K 씨가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 노력한다는 것도 보완점으로 보기 어렵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 잠들기 전 늘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든지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노력을 제시해야 한다.

지원 동기를 적는 부분에서도 정작 지원 동기는 나타나 있지 않고 입사 후 포부에서도 배움과 노력, 협력해 일하겠다는 내용이 전부다. 특정 전문분야가 아닌 경영지원팀에 지원했다 하더라도 경영기획이나 영업, 마케팅 등 여러 직무로 나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나 방향을 정해 자기소개서도 이에 맞춰 작성해야 한다.

입사 후 포부는 자신이 회사에서 어떤 인재로 성장하고 싶은지를 피력할 수 있는 기회다. 지원 동기도 지원한 기업의 비전과 전망에 대해서만 언급할 것이 아니라 K 씨가 왜 경쟁기업에 지원하지 않고 ○○LED에 지원했는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동아경제 취업&창업에서는 취업포털 커리어와 함께 채용전문가가 구직자의 자기소개서에 대해 조언하는 ‘A+ 자기소개서 만들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원하는 구직자는 wiseweb@donga.com이나 donga@career.co.kr로 본인의 이력서와 A4 용지 1장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보내주십시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