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인사이트]돈되는 땅 - 건물, 다닌 만큼 보인다

  • 입력 2009년 2월 9일 03시 14분


필자는 일본 홋카이도를 여러 번 여행했는데 주로 리조트에 묵으며 운동하거나 휴식을 했다. 최근 홋카이도 개척사가 깃든 역사적 현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멋진 자연 환경 속에서 운동을 하는 여행도 좋지만 그 지역의 역사를 배우고 각각의 명소가 간직한 사연을 들어보는 것도 매우 유익했다.

중학교 영어교과서에 나오는 ‘Boys be ambitious!’ 라는 가슴 설레는 문장은 홋카이도 개척 당시 한 중학교의 미국인 교장이 학생들에게 남긴 이임사의 한 구절이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관심을 끄는 이야기는 또 있었다. 삿포로 시를 건설할 당시 유곽촌이 가장 번화한 유흥가인 스스키노 거리에 있었다고 한다. 도쿄의 번화가 가운데 하나인 아사쿠사도 도쿄가 개발될 당시 유곽촌이었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미리 들었다면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 시절 서울 용산역 앞 유곽촌 터를 좀 더 많이 사들였을 텐데…” 하는 탄식이 나왔다. 당시 유곽촌인 것이 꺼림칙해서 회사 자산으로 330여 m²(100평)만 매입하고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

도시가 강을 끼고 발전한다는 것은 산업사회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일이다.

런던 파리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부동산 투자자들은 이런 평범한 원칙을 1970년대 강남이 개발되고서야 깨달았다.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는 사이공 강 건너편에 푸미홍이라는 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다.

서울과 한강의 사례에서 배운 발 빠른 한국인들은 이미 이곳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인 학교가 개교했고 최근에는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도 문을 열었다.

금융허브를 만들 때도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허브 발전 역사를 참고해야 한다.

지금은 금융위기로 다소 잠잠해졌지만 한국에는 인천 청라지구, 송도지구,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부산 남구 문현동 등 금융허브가 되겠다는 곳이 너무 많다.

세계적인 금융허브는 한 나라에 하나만 있어도 매우 성공한 것이다. 이는 이미 전 세계가 경험한 사실이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기본을 잊지 말고 국가 차원에서 현명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옛 속담에 귀여운 자식은 여행을 시키라는 말이 있다. 여행의 일차적인 목적은 휴식과 재충전이다. 하지만 그 지역의 역사를 공부하고 수준급의 여행 안내인을 선택해 평소에 듣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것도 훌륭한 공부이고 부동산 투자일 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안목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다.

지고선(The highest good)을 추구하는 인간의 마음은 시대를 불문하고 변함없는 진리라는 것은 이미 역사를 통해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방주 부동산칼럼니스트

▶ 동아닷컴 주요기사

- 얕봤던 케첩, 알고 보니 항산화의 제왕!

- “시신 찾는 곳에서 굿샷 외치자니…”

- 쿵 쿵 쿵… 과음한 후 심장이 터질 것 같나요?

- “조합원 피해 확인하고도 침묵만”… 전교조 내부 부글부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