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KOREA]“학문의 벽 넘어라”융복합 기술로 미래 밝힌다”

  • 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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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분야의 신성장 동력 화두는 ‘학문 융복합’이다. 기존의 정형화된 학문만으로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첨단 기술을 넘어서 각종 학문을 섞고 녹이는 학문의 융복합이 강조되는 추세다.

○ 중요성 커지는 융복합 학문 〓 미국은 ‘사회 변화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학원에서 융복합 교육과 연구를 강조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미국 국가과학재단(NSF)은 일찌감치 1992년에 대학원 융복합 박사과정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해 1995년까지 157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NSF는 매년 대학원 융복합 분야에서 2500명 정도의 박사과정생들에게 300만 달러 정도의 장학금을 지원할 만큼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2005년 10월 문부과학성이 “정부 지원 학술연구 분야에서 학제적 융복합 분야가 주된 정책적 지원 대상”이라고 선포했다.

일본은 지구환경 문제, 생명윤리 문제, 과학기술 분야의 부정적인 측면 등 현대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학제적 또는 학문 간 융복합적 협동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융복합 분야의 필요성이 뒤늦게 부각돼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9월 지식경제부는 국가 신성장 분야로 로봇, 신소재, 나노 융합,정보기술(IT) 융합 등 융합 신사업 창출 분야에 중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을 통해 융복합 학문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년간 8250억 원이 투입되는 WCU 사업의 주된 지원 대상은 바로 융복합 분야다.

○ 어떤 분야 떠오르나 〓 WCU 사업은 △신성장 동력 창출 분야의 새로운 전공·학과 개설 △개별 학자 초빙 △세계적 석학 초빙 등 세 부문으로 나눠 대학에 연구비가 지원된다.

이 중 새로운 전공이나 학과를 개설하는 것이 바로 신성장 동력을 이끄는 융복합 학문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교과부가 지난달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WCU 지원을 받은 결과 새로운 전공 및 학과를 신설하겠다는 신청은 38개 대학 94개 과제에 달했다. 내용을 보면 신성장 동력과 직결된 융합 전공이 많다.

유가 급등과 환경오염 등에 따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녹색성장,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가 가장 많다. 고려대가 대학원에 개설하겠다고 신청한 태양에너지 소재학과, 연세대가 학부와 대학원에 공동 설치하겠다고 신청한 지속가능 에너지공학 전공, 포스텍이 개설을 신청한 그린에너지공학부 등은 대표적인 녹색성장 관련 분야다.

금융과 수학 또는 공학의 결합도 떠오르는 분야다. 고려대 부산대 연세대 아주대 등이 금융공학 전공을, 서울대가 금융수학 전공을 개설하겠다고 신청했다. 중앙대는 비즈니스공학통계학과를 신설하겠다고 신청했다.

미래 과학기술 분야를 이끌 첨단 전공들도 개설 신청이 많았다. 경희대가 신청한 우주탐사 전공이나 한양대의 익스트림 건설공학과는 눈길을 끄는 새로운 전공이다.

나노와 의학을 결합한 서울대의 나노의학과, 전남대의 분자치료학 등도 선진국에서 각광받는 대표적인 융복합 분야다.

이 밖에 경희대의 이야기융합과, 경북대의 기후생명계산 수학 전공, 제주대의 피스 아일랜드 스쿨 등은 융복합 학문에는 한계나 장벽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WCU 사업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전공·학과 신설 분야에서 교과부는 3단계 심사를 거쳐 11월 말에 최종 선정 대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중 최종 선정된 대학은 내년부터 학부 또는 대학원에 해당 학과 개설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2010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게 된다. 주로 대학원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대학은 학부 과정부터 학과를 개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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