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경매에서 ‘승자의 저주’는 어떤 때 생기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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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리, 칼퇴근 뒤 가는 곳, 영어학원 아닌 경매학원”(동아일보 5월 13일자 B1면)

《 경매시장에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 예전에는 중장년 부동산 전문 투자자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부동산 경매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재테크에 밝은 20, 30대 젊은층이 늘어난 모습을 보인다. 경매학원들은 잇달아 직장인반을 개설하는 등 2030세대 잡기에 한창이다. 》

:: 이게 궁금해요 ::

부동산 경매에 대한 관심은 경기 불황을 반영합니다. 사실 경매 대상은 미술품, 유명 인사 소장품 등 매우 다양합니다. 경매의 역사도 오래됐다고 들었는데요. 경매는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경매 방식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경매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 경매의 기원

경기 불황과 저금리 등으로 재테크에 어려움을 겪게 된 투자자들이 부동산 경매시장 쪽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열린 서울남부지법의 부동산 경매법정에서 좌석이 부족해 뒤편에 선 사람들이 경매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경기 불황과 저금리 등으로 재테크에 어려움을 겪게 된 투자자들이 부동산 경매시장 쪽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열린 서울남부지법의 부동산 경매법정에서 좌석이 부족해 뒤편에 선 사람들이 경매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경매의 시작을 고대 바빌로니아나 로마 제국의 전리품 거래에서 찾기도 합니다. 근대적 의미의 경매는 1744년 희귀 서적을 파는 데서 출발한 영국 소더비(Sotheby's)가 그 시초입니다. 지금도 소더비는 100여 개국에서 연 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크리스티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매회사로 꼽힙니다.

골동품, 책, 미술품, 심지어 타이타닉호 생존자가 보유했던 3등칸의 메뉴판에 이르기까지 희귀한 모든 물품은 경매 대상입니다. 경매 대상이 다양하다 보니 얼마 전 한 경매사이트에서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 경기에서 씹었던 껌이 6억60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주파수 사용권, 전력 공급권 등 국가 자원의 배분 수단으로도 경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경매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추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 세계 3000여 경매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부자 보고서’에서는 미술품 및 수집 가능한 물품에 대해 그 시장 규모를 약 34조 원(2010년)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 경매의 의미와 종류

경매의 사전적 의미는 ‘가장 높은 값을 부른 사람에게 물품을 판매하는 공개판매방식’으로 정의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시장에 참여한 사람이 부르는 값에 기초해, 자원이 어떻게 배분되고 가격은 어떤 수준에서 결정될지를 결정하는, 명백한 규칙들을 갖춰놓은 시장제도’라고 정의합니다.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물품을 판매하는 것만이 경매의 범주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물품을 구입하거나 공사를 맡길 때도 경매를 통하게 됩니다.

경매 방식은 크게 공개경매와 입찰제로 구분합니다. 공개경매 중에는 입찰자가 가격을 점차 올리는 방식과 내리는 방식이 있는데 전자는 ‘영국식 경매’, 후자는 ‘네덜란드식 경매’입니다.

입찰제는 입찰자가 원하는 입찰가격을 적은 후 밀봉된 상태로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최고가를 적은 입찰자가 낙찰받는 방식을 ‘최고가격입찰제’, 최고가를 적은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되 낙찰가는 차선 입찰금액으로 정하는 방식을 ‘제2가격입찰제’라고 부릅니다.

경매방식에 따라 거래되는 물품도 달라집니다. ‘영국식 경매’는 드라마, 영화에서 가장 많이 봐왔던 방식이며 대표적인 경매 방식입니다. ‘네덜란드식 경매’는 걸리는 시간이 짧아 튤립, 생선 등 신선도가 중요한 물품에 이용됩니다. 입찰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토목, 군납 등에 주로 이용되며 담합 문제가 우려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 경매 물품의 가치평가

우리는 왜 경매를 하는 걸까요? 일상에서 구매하는 대부분의 물품은 표준가격이 존재하지만 경매 대상인 물품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표준가격이 모호한 물품을 적절한 가치평가로 팔려고 할 때 경매가 이루어집니다. 경매 대상 물품은 객관적 가치를 갖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개인가치와 공통가치로 구분됩니다. 전자는 개인이 느끼는 가치가 서로 다른 경우로 미술품 등이 대표적입니다. 후자는 객관적 가치는 존재하나 누구도 정확히 모르는 경우로 해저원유 채굴권이 있습니다.

입찰 가격을 결정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입찰자 입장에서 지불 의사가 있는 가장 높은 가격인 유보가치(RV·reservation value)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물품 확보에 대한 의지, 필요성, 과거 낙찰가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다른 입찰자들이 생각하는 최대가격을 고려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사전에 이 가격을 알 순 없습니다. 그래서 실전 경매에서 성공하기란 어렵습니다.

낙찰 후 입찰자의 이익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이는 유보가격과 실제 지불한 가격의 차이입니다. 유보가격이 100만 원인데 80만 원으로 낙찰받았다면 이익은 20만 원입니다.

○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진봉수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진봉수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객관적 가치는 존재하지만 정확히 모를 때는 입찰자 입장에서 위험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 예가 ‘승자의 저주’입니다. 이 용어는 미국의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세일러가 1992년 출간한 책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원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 기업 인수합병(M&A) 등 많은 분야에서 정보의 불완전성 때문에 ‘승자의 저주’가 발생합니다. 대부분 무리한 욕심이 그 원인이며 실제 가치보다 과대 추정한 데서 비롯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리는 것, 혹시 우리의 일상에서 ‘승자의 저주’에 빠지진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봉수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최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1·2·3·4호기와 신월성 원전 1·2호기 등 원전 6기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불량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들 원전의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초여름부터 최악의 ‘전력 대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한국형 원전 수출에 이번 사건이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시험성적서 위조에 연루된 신고리 3·4호기는 ○○○에 수출한 원전과 같은 ‘APR 1400’ 모델입니다. 이 나라는 어디일까요.

①아랍에미리트(UAE) ②사우디아라비아 ③스리랑카 ④브라질

▶퀴즈 응모하기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5일(수) 오후 5시

▽시상: 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6월 10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경매학원#부동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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