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요즘 힐링 열풍… 경제와 무슨 관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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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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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힐링 마케팅… 몸도 마음도 녹인다<동아일보 2012년 12월 7일자 B5면>

《 서비스를 가장 큰 무기로 내세우는 백화점 업계가 고객의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마케팅’을 속속 채택하고 나섰다. 한파와 세일 효과 덕에 백화점 매출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고객들에게 감동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운 것이다. 》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신문이나 방송에서 ‘힐링(healing)’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힐링이 지닌 글자 그대로의 뜻은 아프거나 지친 몸 또는 마음을 치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기 침체가 오래 이어지면서 힐링이라는 말이 더 유행하는 듯합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몇몇 산업 분야에서 힐링이 널리 활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힐링이 자주 활용될수록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역의 상관관계가 전체 경제와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습니다.

○ 왜 요즘 힐링이 유행할까?

최근 일반에 친숙해진 힐링이라는 용어는 출판시장과 기업의 마케팅에서도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요즘 국내에서는 정신이 무너질 정도로 충격 받은 상태를 가리키는 ‘멘붕’이라는 신조어와 힐링이 가장 흔한 일상용어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장애를 겪는 한국인이 최근 5년 동안 22%나 증가했습니다.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로에 지쳐 있는 현대인을 치료하려는 상품과 서비스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국내에 힐링산업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97년 11월 동아일보의 ‘21세기 용어란’을 통해서입니다.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 발달하기 시작한 힐링산업은 풍요롭지만 행복을 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좌절과 분노, 불안과 고독에 지친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식을 제공해주는 산업이다’라고 설명했죠.

일본의 1990년대 경제 상황은 어땠을까요? 일본은 199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5000달러에 이르는 경제대국이었지만 1991년부터 경제성장률과 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저성장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자산가격이 하락하고 고용·소비·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문제 외에도 사회 전반에 불안과 상실감이 드리웠습니다.

또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실직 등으로 1인 가구 또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처럼 사회단위가 소규모화하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이즈음 일본에서는 힐링과 비슷한 릴랙세이션(relaxation)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일본 인구의 20%가량이 다양한 힐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마사지를 받는 ‘릴랙스 살롱’이 많이 생겨났고 고농도의 산소를 마실 수 있는 ‘산소 바(bar)’도 인기입니다. 산소 발생기나 산소가 들어간 음료 등 릴랙스 상품도 많이 팔리고 있죠.

○ 힐링 열풍은 유행? 산업?

최근 경제학은 합리적인 인간의 모습 속에서 감정의 비중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이성과 감정이라는 두 마리 말에 이끌리는 쌍두마차’라고 표현하지만 저성장기에는 감정의 비중이 이성보다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성장기에 사람들은 정신적인 안정과 행복을 중요시하게 되고 소비나 판단에서도 감성의 비중이 커지며 기업은 이를 마케팅 측면에서 이용함으로써 감성에 호소하는 힐링이 유행하게 되는 것이죠.

국내에서 힐링은 일시적인 유행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을까요? 이것도 일본과 한국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바탕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성장은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요인이 버블 붕괴이며 두 번째는 고령화로 불리는 인구구조의 변화입니다. 두 요인 모두 경제를 저성장 혹은 불황으로 몰아가는 주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에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저성장을 경험했고 2000년대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인구구조의 변화로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국도 부동산의 급격한 붕괴 가능성은 낮지만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대외부문의 악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저성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힐링이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볼 수 있겠죠.

○ 힐링산업 활황의 두 얼굴

저성장과 같은 경기 위축기에는 많은 생산요소가 유휴상태가 됩니다. 새로운 투자가 실현되지 않고 생산에 필요한 설비투자가 늦어져 미래 잠재성장력이 훼손됩니다. 실제로 일본은 토지와 주가 폭락으로 기업의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와 부채를 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벌어들인 이익을 부채를 갚는 데 사용하고 재투자하지 않았죠. 이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살아남는 기업도 기술혁신의 여력이 없어 경쟁력이 약화됨에 따라 파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관광이나 문화산업으로의 파급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관광업계에서는 템플스테이 같은 프로그램이 ‘치유’를 키워드로 삼아 이미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 및 산림청도 힐링 관광상품이나 휴양지 개발에 한창입니다. 산소캡슐 개발, 피톤치드 휘산기 판매 급증, 힐링 전문 방송국 등장 등은 국내에서도 힐링산업이 자리 잡고 있는 초기 증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쪼록 어려운 경제 환경 아래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효과를 나타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것도 알아 두세요!

▼ 삼성-효성-구글 임직원에 명상교육… 감성지능 높이기 ▼

국내 일부 대기업은 임직원들을 위해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거나 곧 시행할 예정입니다. 삼성그룹에서는 올해 초 국내 유명 대학의 전현직 교수들이 5개월간의 작업 끝에 명상교육 및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최고경영자(CEO)에서부터 신입사원까지 21만 명의 삼성그룹 임직원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됩니다.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상교육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특히 삼성그룹의 이번 명상 프로그램은 직군별로 특화해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연구개발(R&D) 분야 임직원들은 오랫동안 연구실에서 먹고 자며 일에 매달리느라 심신이 바닥까지 처지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고 하죠.

권형택 IBK경제연구소연구위원
권형택 IBK경제연구소연구위원
효성그룹은 임원 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내 교육에 명상 강의를 시범 도입했고 팀장급들이 매달 한 차례씩 새벽에 듣는 ‘아침광장’ 강의에서도 명상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에는 스트레스 강도가 가장 높다는 기술연구원 임원과 팀장 30명을 대상으로 명상 이론 및 실습 강의도 했습니다.

구글은 명상을 포함한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이라는 감정조절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7주 동안 20시간에 걸쳐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직원들의 감성지능(EQ)이 높아지고 자신감과 업무 능력, 리더십도 향상됐다고 하죠.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도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마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를 우리말로 하면 ○○이라고 하죠. 다음 중 ○○에 들어갈 낱말을 골라 입력해주세요.

①긴장 ②치료 ③해소 ④이완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19일(수) 오후 5시

△시상: 추첨을 통해 정답자 1명을 선발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24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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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힐링#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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