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마당 청년 사업가’로 활동 탈북자가 바라는 통일한국은… [한반도를 공부하는 청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6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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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관심이 국내외 정치 상황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느낌이예요. 통일이 언제 어떻게 올지는 모르지만, 분단 시대의 청년들로서 북한을 알아가고 통일한국에 대해 남북한 출신들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이하 통대동연) 부대표 구주은 씨(숙명여대 경제학과 3학년)는 6일 오후 ‘통일클러스터: 장마당세대’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크콘서트 행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최근 ‘자유조선’ 사건과 관련해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해외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한 때 북한 장마당에서 청년 사업가로 활동했던 제시 킴과 링크 한국지부 홍보소통담당인 김예지 씨가 패널로 나섰다. 이들은 직접 경험한 북한 장마당의 실상을 이야기했다. 참가자들은 ‘꽃제비’와 장마당 상인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장마당이 북한 주민들의 생계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간임을 알게 됐다.

패널로 참여한 제시 킴 씨가 6일 서울 중구의 한 공유 사무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북한 장마당에서 의류 장사를 했던 경험을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제공
패널로 참여한 제시 킴 씨가 6일 서울 중구의 한 공유 사무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북한 장마당에서 의류 장사를 했던 경험을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제공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함께 강화되고 있는 대북제재의 영향에 초점이 모아졌다. 북한 주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달러 물가는 큰 변동이 없는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다는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토의가 끝난 뒤 참가들은 북한 장마당에서 유행하는 길거리 음식인 두부밥, 인조고기밥(콩고기밥), 순대, 쉼 떡 등으로 ‘특별한 저녁식사’를 즐겼다.

이들은 왜 ‘장마당 세대’를 통일 클러스터의 첫 주제로 선정했을까?

“경제와 교육 등 북한의 다양한 분야 및 통일 대비 방안에 대해 강연을 듣고 함께 논의하려고 합니다. 북한 민간경제의 중심인 장마당과 장마당세대(북한의 2030 세대)가 지금의 북한 사회를 알 수 있는 대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회원들 중에도 북한 출신 장마당 세대가 많아 그들의 경험담을 듣고, 한국 출신들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 장마당에서 유행하는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북 청년들.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제공
북한 장마당에서 유행하는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북 청년들.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제공

국내 10개 대학 소속 북한 관련 동아리들로 구성된 통대동연은 2015년 창설돼 현재 200여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통일의 든든한 지원자’를 자처하며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개설한 유투브 채널(UniKoNS)에는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토론하는 장면, 북한이탈주민 학생 인터뷰, 북한의 실뜨기 놀이나 인기 음식 등에 관한 영상들이 게시되어 있다.

남한에 정착한지 13년차에 접어든 김필주 대표는 “기존에 간헐적으로 학술대회나 토론대회를 개최했던 것에서 나아가 클러스터를 정기 워크샵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일단 올해의 목표”라며 “이를 통해 남북청년들의 올바른 통일의식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 지식과 함께 북한출신 대학생들의 경험을 공유해 북한과 관련한 이론과 현실의 괴리감을 좁히고 남북 청년들의 이질감을 해소해 나가겠다는 이야기다. 이날 행사 역시 장마당에 대한 경험담을 공유하고 ‘인권’이라는 가치로 북한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제공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제공


구 부대표는 “통일클러스터의 목표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남북 출신 청년들을 통일한국을 준비하기 위한 협력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활발한 소통과 시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관해서도 남북이 합의를 끌어내고 의견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서로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계속 활발한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소희 우아한 사무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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