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력갱생 결의대회’ 전국적으로 진행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2일 0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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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전략노선
제재 해제 노리던 핵협상 전략 포기 강조
협상 타결 기대 높던 주민 불만 불식 의도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자력갱생 노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9일자에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고 사회주의 건설의 전구마다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키기 위한 강원도 결의대회 진행”이라는 기사를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20일자에는 평양시와 평안북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자강도, 남포시에서 결의대회가 진행된 것을 전했으며 22일에는 평안남도, 함경북도, 량강도, 라선시에서 결의대회가 진행된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특히 22일자에 “자립, 자력의 기치높이 새로운 승리에로!”라는 제목의 장문의 주민 선동용 기사와 함께 “자력갱생의 본보기 공장 애국공장에 휘몰아치는 창조와 비약의 열풍”이라는 천리마타일 공장 소식도 함께 전하는 등 관련 기사를 대대적으로 실어 자력갱생 특집 지면을 구성했다.

이처럼 북한이 ‘자력갱생 결의대회’를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노동신문 등 주요 언론매체들이 자력갱생 관련 보도를 대폭 늘린 것은 북한이 자력갱생을 전략노선으로 정하고 이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들은 평소에도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기사를 간간히 게재해왔으나 이번처럼 대대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11일 다시 선출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가진 “현 단계에서의 사회주의 건설과 공화국정부의 대내외 정책에 대하여”라는 시정연설에서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노선’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김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여 있으며 적대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되게 될 것”이라면서 “적대세력의 제재 돌풍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위원장은 이어 “적대세력들의 제재해제 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나는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것”이라고 천명했다.

김위원장 시정 연설은 지난 2월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주요 유엔 제재의 해제와 영변 핵단지 해체를 맞교환하자고 제안했다가 미국이 거부함에 따라 북한이 자력갱생을 대내외정책의 기본노선으로 정했음을 공표한 것이다.

시정연설 직후는 15일의 김일성 전 주석 생일 기념행사들이 예정돼 있어 즉각적인 ‘자력갱생’ 선동 작업이 진행되지 못했으나 행사가 마무리되면서 지난 주말부터 대대적으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주민 선동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북한이 자력갱생을 전략노선으로 내세우는 것은 핵협상에서 더이상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핵협상 타결로 경제제재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던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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