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연의 잡학사진] 美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 칼빈슨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4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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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핵 항공모함이 참가한 한미 연합훈련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항공모함은 미국에서 출항해 한국에 온 것으로 얼마전 부산항에 입항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었죠.

그런데 각 언론사마다 이 배를 부르는 호칭이 다릅니다. 왜일까요?




칼빈슨 호라고 부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칼빈슨 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호”와 “~함” 의 차이가 궁금하시죠.

해군 관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선박”과 “함정”의 차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선박과 함정의 차이를 따져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한 포털의 국어 사전에 따르면 선박은 상행위를 목적으로 물위를 항해하는 구조물이라고 합니다. 함정은 크거나 작은 군사용 배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네요.

상선이나 어선과 같이 일반적인 배들은 선박에 속합니다.

군이나 해경에서 사용하는 배는 함정에 속하죠. 그러니까 민간용은 선박이고 군수용은 함정인거죠.

띠라서 선박에 속하는 배는 ‘~~호’라고 부르고 함정에 속하는 배들은 ‘~~함’ ‘~~정’이라 부르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는 게 해군 측의 설명입니다.

2014년 침몰한 세월호의 경우 상업적인 활동을 하는 여객선이니 세월함이 아닌 세월호가 맞는 표현이죠.

<사진3> 미해군 항공모함 칼빈슨이 독수리훈련에 참가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출처 미해군홈페이지
<사진3> 미해군 항공모함 칼빈슨이 독수리훈련에 참가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출처 미해군홈페이지


한국해군의 경우는 ‘~~함’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반면 미국 함정의 경우는 ‘~~호’가 많죠.

다만 항공모함의 경우 군사용으로 함정의 부류에 속하니 칼빈슨‘호’가 아닌 칼빈슨‘함’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어떤 이는 “한국을 찾은 핵 항공모함 칼빈슨함”이라는 말이 중복돼 어색하다고도 하는데요. 해군 관계자는 ‘핵 항공모함 칼빈슨’이라고 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연평도 인근에서 초계임무중인 참수리고속정
연평도 인근에서 초계임무중인 참수리고속정


또 하나의 잘못된 표현을 들어볼까요.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우리에게 낯익은 함정인 참수리급 고속정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참수리호’라고 쓴 기사가 있는데요. 이는 정확한 호칭이 아닙니다.

참수리의 정확한 표현은 ‘참수리 고속정’ 또는 ‘참수리급 고속정’이죠. 또 배의 고유번호인 헐넘버(hull number)를 붙여 부릅니다. 즉 ‘참수리 357호정’인거죠.

여기서 하나 더.

함정의 경우 크기에 따라 호칭이 ‘~~함’과 ‘~~정’으로 나뉘는데요.

배 무게가 500t 이하의 군사용 함정은 ‘정’이라 하고, 넘는 함정은 ‘함’이라고 부르죠.

그래서 ‘참수리 ○○○호정’이랍니다.

어떻게 부르든 의미만 통하면 되는 게 아니냐는 분도 있을 텐데요.

우리가 아이를 성별에 따라 ‘~군’,‘~양’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바꿔 부르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요?

적절한 호칭도 상식입니다. 참고로 배도 성별이 있습니다. 배는 여성으로 취급합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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