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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빛낼 대한민국 100인] 독자가 뽑은 100번째 인물’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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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빛낼 대한민국 100인] 독자가 뽑은 100번째 인물’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

동아일보입력 2010-05-31 03:00수정 2010-10-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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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가족처럼 돌보는 재활병원 꼭 세울 것”

해외연수 중 가족 교통사고
보상금 10억원 재단에 출연
장애인 치과-한방병원 운영
“마음에 난 상처도 보듬을 것”
아내의 교통사고는 충격이고 슬픔이었지만 주위의 온정이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는 은혜를 갚고 싶어 장애인 재활병원을 세우기로 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꿈이 조금씩 실현되는 과정을 날마다 일어나는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감자 세 알이 싹 틔운 희망 바이러스.’ 1998년 독일에 머물던 한국 기자가 크리스마스이브마다 1000마르크를 기부하는 독일 할머니로부터 배운 말이다.

할머니의 기부 열정은 감자 세 알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남편을 잃은 할머니는 아이들을 키우며 날마다 굶었다. 오죽 배가 고팠으면 아이들이 벽에다 음식 그림을 붙여놓고 배불리 먹는 놀이를 했을까.

어느 날부터인가 주먹만 한 감자 세 알이 할머니 현관 앞에 놓였다. 전쟁터에서 할머니에게 감자를 준 사람은 제1차 세계대전 때 아들을 잃은 이웃집 할아버지였다. 30년 뒤 할머니는 매일 아침을 굶는 대신 3마르크씩 모아 크리스마스이브에 그 돈을 성당 모금함에 넣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감자 세 알의 은혜를 생각하며….

독일 할머니의 얘기에서 희망 바이러스를 찾은 한국 기자는 지금 푸르메재단에서 일한다. 동아일보 독자들이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의 100번째 인물로 선정한 백경학 이사. 추천은 동아닷컴(www.donga.com)과 e메일을 통해 16일까지 진행됐다.

백 이사는 1996년 6월 해외 연수 도중 아내와 함께 영국 여행을 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외국인이 몰던 승용차에 치인 아내는 왼쪽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절망 속에서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독일 할머니의 실천이었다. 그는 아내가 고통받을 때 도움을 준 많은 사람을 생각하며 장애인을 위한 재활병원을 세우기로 했다. 제2의 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2002년 재활병원을 짓는 데 전부를 걸기로 했다. 12년간의 기자생활도 그만뒀다. 재활병원을 짓는 데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푸르메재단을 세웠다. 그의 아내는 교통사고 보상금으로 받은 돈 가운데 10억 원을 재단에 내놓았다.

그는 장애인을 위한 희망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전도사로 변했다. 땅을 선뜻 내놓은 노부부, 시간제 근무로 모은 돈을 기부한 대학생…. 2000명이 넘는 사람이 동참했다.


요즘 백 이사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장애인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장애인 환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은 많이 고쳐졌지만 장애인의 마음에 난 상처를 보듬어 주는 병원은 아직 없습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우리 병원에 오는 장애인들은 일반 병원에서 ‘다른 곳에 가봐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있습니다.”

그는 “복지정책을 결정하는 지도자가 며칠만이라도 장애인의 생활을 체험한다면, 한국의 장애인 복지가 10년을 앞서 나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외국에는 장애인 시설뿐만 아니라, 그들의 이동 수단을 후원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우리는 생색내기에 그치는 사례가 많습니다. 장애인의 처지에서 제도를 개선하느냐가 바로 선진국을 판가름하는 기준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는 “장애인과 어울려 날마다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절망을 딛고 희망의 방정식을 풀어낸 그가 장애인 문제에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얘기였다.

“비영리 단체가 대기업의 기부를 이끌어 내며 감동 스토리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장애인 출신 정치인 규모가 커진다면 20년 뒤에는 한 시각 장애인이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뽑았나
인터넷-e메일로 독자 추천 824건 접수

동아일보는 창간 90주년 특별기획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을 10일부터 게재하면서 마지막 한 사람을 독자의 몫으로 남겼다.

이에 따라 10∼16일 동아닷컴 사이트와 e메일을 통해 824건을 접수했다. 이미 100인에 포함된 인물, 특정 단체나 그룹의 표 몰아주기 흔적이 보이는 정치인 종교인 연예인 등을 제외했다.

강지원 변호사, 송승환 명지대 겸임교수,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등 자문위원 8명은 100인 선정 과정에서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헌신성과 자기희생을 주요 기준으로 제시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가 100번째 인물로 선정된 배경이다.

독자의 추천 인물은 다양했다. 김병춘 씨는 “국민 모두가 희망의 씨앗이 되는 마지막 100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승윤 씨는 “너무 사랑한다”며 자신의 아버지를, 박영삼 씨는 가정과 지역사회와 육아의 중심인 이 땅의 모든 어머니를 추천했다. 권은주 씨는 소아암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아들 정택영 군을 언급했다. 최윤정 씨는 ‘천안함의 영웅들’을 추천하면서 “이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우리가 기본적인 삶을 영위한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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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 동아닷컴 뉴스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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